(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노요빈 기자 = 국내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20일 공개된 저신용 회사채 매입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V) 설립 방안이 저등급 회사채와 단기 채권시장에 강세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최근 크레딧 시장이 이미 회복세를 나타내 전반적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에서 "우선 일차적으로 10조원 규모로 출범할 것"이라며 "6개월한 한시적으로 운영 후 시장안정 여부를 고려해 연장 여부를 판단할 것이다"고 말했다. 사태 추이를 고려해 필요하면 20조 원 규모로 확대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재원 조달은 정부 출자와 한국은행 대출로 이뤄진다.

우선 산업은행이 정부 출자를 받아 1조원을 SPV에 출자한다. 산은은 따로 1조원을 후순위 대출로 SPV에 투자하고 한은은 선순위 대출방식으로 8조원을 보내는 방식이다.

이러한 정책에 대해 채권시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 유관기관이 우리나라에서 발행하는 우량과 비우량 채권 대부분을 모두 커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며 "저신용등급 채권에도 온기가 돌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채안펀드가 우량물을 매입하고 'A' 등급은 회사채 신속 인수제를 통해 지원하는 만큼, SPV가 향후 6개월간 운영된다면 비우량물과 올해 도래하는 CP까지 모두 커버한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A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구조나 규모 관련해서 기존 시장 예상을 벗어나지는 않는 것 같다"며 "시작을 서두르는 모양새는 좋은 신호다"고 말했다.

B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단기 시장에 호재나, 채권 전체적으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며 "금리 인하 기대와 머니마켓펀드(MMF) 자금유입에 크레딧 시장도 이미 회복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다소 등급 낮은 크레딧물까지 온기가 갈 수 있는 재료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며 "국고채 금리가 낮아져 크레딧물 수급이 개선될 순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만 시행을 두고서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다.

C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결국 중요한 건 속도다"며 "채안펀드 자금 집행도 시장 기대를 밑도는데 SPV도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D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크레딧 시장에 우호적 소식이지만, 주가연계증권(ELS) 규제가 이뤄지면 영향이 상쇄될 것이다"며 "ELS 규제는 채권시장 파급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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