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 배수 낮추자"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신용보증기금(신보)의 역할이 커지는 모습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제3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금융위 관련 사업은 총 4조7천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이 중 신보에 출연되는 규모는 약 2조5천억원이다. 소상공인 2차 지원프로그램과 코로나19 P-CBO 공급, 중소기업 긴급 유동성 지원 특례보증 등의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출연금이다.

이는 3차 추경에서 산업은행에 출자된 규모보다 앞선 규모다. 3차 추경을 통해 산업은행에 출자되는 규모는 약 1조6천억원이다.

신보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코로나19 P-CBO 발행을 담당하고 있다.

코로나19 P-CBO는 코로나19로 인한 자금 위축 우려가 있는 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취지로 발행되는 자산담보부증권이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의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묶고 신보의 신용보증을 끼워 신용을 보강해 발행되는 방식이다.

당초 발행액이 1조6천억원 수준이었던 코로나19 P-CBO는 추경을 통해 3년간 11조7천억원 규모로 발행액이 늘었다. 이 중 올해 발행 목표 금액은 6조7천억원 수준이다.

신보는 이 중 약 5천억원 규모를 지난달 말 발행했다. 지난달 말 코로나19 P-CBO는 22개 기업에 5천40억원 규모로 처음 발행됐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규모가 큰 영화관, 의류 제조, 유통 등 산업에 대해서다.

현재는 신청 대상을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까지 확대해 2차 접수를 받고 있다. 이달 신청이 마감되면 다음 달 중으로 코로나19 P-CBO가 발행될 예정이다.

신보는 매출 감소 등의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10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2단계 지원 프로그램 공급도 담당하고 있다. 신보가 대출의 95%까지 보증함으로써 신용도가 좋지 않은 소상공인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을뿐 전체 135조 금융지원 프로그램 중 신용보증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신보가 가장 많고 그 뒤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이 뒤를 이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보의 보증규모가 커지면서 운용배수가 올라갈 것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출연금을 확충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운용 배수는 보증잔액을 기본재산으로 나눈 값이다. 운용배수가 10배라면, 1억원으로 10억원까지 지원 규모가 커진다는 의미다. 기본재산 규모가 그대로인데 보증잔액만 늘어날 경우 운용 배수가 커지게 된다. 신보의 법적 운용배수한도는 20배 수준이다.

금융위는 2조5천억원의 출연금을 확충하지 않을 경우 연말까지 운용 배수가 20배를 넘어설 수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신보가 올해 초 업무계획에서 밝힌 운용배수 계획은 11.3배였다.

한 금융위 관계자는 "2조5천억원의 출연금을 선제적으로 확충함으로써 운용배수가 당초 20배에서 15배 수준으로 내려올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신보의 역할은 기업 구조조정 측면에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신보는 최근 회생기업 인수를 추진하는 2개 기업에 총 32억원의 보증을 지원했다. 회생기업 인수 대금과 부대비용에 대해 최대 30억원 이내에서 보증을 지원하는 회생기업 인수합병(M&A) 보증을 통해서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중소·중견기업 위주로 구조조정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매각보다는 M&A를 통한 구조조정이 기업 노하우 확보나 고용 유지 등에서 긍정적인 만큼 해당 상품에 대한 수요도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보는 올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도록 보증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25조원 늘릴 예정이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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