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북한의 개성공단 연락사무소 폭파를 비롯한 군사적 도발에 국내 증시가 다시금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17일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이어질 경우 시장의 노이즈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향후 전개 방향을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북한 리스크가 단발성 이슈로 해소된다면 올해 초 나타났던 이란 공습의 충격 수준의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올해 1월 3일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 공습에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증시는 연초부터 급락세를 탔다.

코스피는 2020년 1월3일 2,201.21로 개장했으나 1월8일에 장중 2,137.72에 저점을 찍었다. 약 5거래일간 63.49포인트(2.88%) 하락하면서 이란 공습의 여파에 주목했다.

이후 미국과 이란의 갈등 국면이 해소 기미를 보이자 2,200대로 급격히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북한의 영향은 지금은 제한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다만, 군사적 도발이 이어질 경우 현재 가격이 싼 레벨이면 괜찮겠지만 많이 온 것 같은 레벨에서는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신 센터장은 "전쟁을 가정하는 극단적인 전망은 현재로서는 의미가 없다"며 "미국의 반응에 따라 다르겠지만 군사적 갈등이 헤드라인이 된 올해초 이란 공습 사례를 볼 때 시장에 충격은 있었지만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의 노이즈는 될 것 같지만 예고했던 내용이라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핵심은 정말 북한이 레드라인, 핵실험, 미사일 실험 재개 등을 넘느냐 여부"라고 짚었다. 그는 "미국의 반응을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에 "우리는 북한의 개성 연락사무소 파괴를 인지하고 있으며 동맹인 한국과 긴밀한 조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남북한 간의 평화모드가 깨진 상태에서 오는 군사적 긴장 관계가 향후 이어질 경우 증시에 악재로 남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센터장은 "이전에 이야기한대로 남북 연락사무소를 파기한 이슈에서 그친다면 상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당분간 남북 간 냉각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향후 반응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남북 연락사무소 파기만 보면) 단발성 이슈이지만 그동안 이어져 온 비무장 조치를 철회할 경우 평화모드가 악화될 수 있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2018년 이후 지속된 남북간의 군사적 화해 모드에 그동안 국내증시에서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는 크게 누그러진 바 있다.

하지만 다시 북한과의 긴장 모드가 이어진다면 이미 오를 대로 오른 국내 증시로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북한은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소 건물을 폭파한 이후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비무장지대(DMZ)내 감시초소(GP)에 군부대를 재주둔시키고 서해상 군사훈련도 부활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당과 정부가 취하는 모든 대내외적 조치들을 군사적으로 철저히 담보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냈다.

코스피는 지난 15일 4% 이상 급락하면서 2,030대로 떨어졌다 전일 5%대 급등하면서 2,138.05포인트를 기록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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