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대한항공이 추진하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한진칼이 발행하는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청약에 7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주주와 일반투자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일반공모 방식으로 청약이 진행됐고, 한진칼 경영권 분쟁으로 신주인수권 가격이 급등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대규모 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일 대표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한진칼이 3천억원 규모로 BW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과 이날 이틀간 진행한 청약에 7조3천110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이날 오후 4시21분 기준 청약경쟁률은 24.37대1에 달했다.

청약 마감 시한이 오후 4시였지만 기관투자자들의 청약이 몰리면서 최종 경쟁률이 집계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경쟁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칼이 발행하는 BW의 표면이자율은 2%, 만기 이자율은 3.75%이며 만기일은 2023년 7월 3일이다.

BW를 배정받으면 신주인수권이 분리된 채권은 이달 3일, 신주인수권증서는 이달 16일 상장된다.

BW를 배정받은 투자자는 채권과 신주인수권을 별도 매각할 수 있다.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은 주당 8만2천500원이다.

한진칼 주가가 이날 8만6천500원에 마감된 것을 고려하면 주가 차익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청약에 대규모 자금이 몰린 데는 한진칼 경영권 분쟁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이 추가로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고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다시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이 경영권 방어에 나설 수 있는데 시장에 풀리는 신주인수권을 매집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3자 연합은 한진칼의 이번 BW 발행이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사실상의 유상증자 성격이 있다면서 반발한 바 있다.

3자 연합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율은 45.23%에 달하며, 조원태 회장 측은 이보다 적은 4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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