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참여 2억 달러, 에스크로 계좌 아닌 보통예금 예치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KB국민은행이 향후 지분 67%까지 사들이기로 한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인수를 두고 경영진과 노동조합이 설전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사측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국민은행 노조)는 지난 20일 오후 부코핀은행 인수 관련 컨퍼런스 콜을 진행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지분을 기존 22%에서 67%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부코핀은행은 412개의 지점과 835개의 ATM 등 인도네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영업 네트워크를 보유한 중형은행이다.

그러나 부코핀은행이 현지에서 뱅크런 우려가 확산되는 등 부실이 염려되는 상황에서 적절한 투자였는지를 두고 노사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달 29일 오후 14시 09분 송고한 '국민銀 품은 부코핀 '뱅크런' 우려…제2의 BCC 되나' 제하의 기사 참고)

이날 회의에서 사측은 "(부코핀은행이) 현 대주주 전문성 부족으로 건전성이 일부 악화됐으나, 이런 상황을 활용해 현지 금융당국의 지원 하에 매우 유리한 협상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부진 등으로 현지 금융당국(OJK)의 적극적인 협조하에 지분을 확보했다. 최근 5년간 인도네시아 은행을 인수한 사례 중 가장 낮은 가격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사례가 됐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노조는 반발하는 모양새다.

특히 노조는 송금제한과 인출제한이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은행에 2억 달러(약 2천400억원)을 예치한 것을 지적하고 나섰다. 국민은행이 현지 에스크로 계좌에 2억 달러를 입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외화보통예금에 예치했다는 것이다.

통상 에스크로 계좌는 계약조건이 확정될 때까지 결제금액을 예치해두고 투자금을 보호할 수 있는 계정이다.

노조는 "사측에서도 투자금 보호를 위해 외화보통예금에 예치했다고 밝혔다"며 "유동성 위기와 인출제한 사태가 지속되고 파산 위기까지 거론되는 은행에 보통예금을 예치하면서 상황에 따라 인출할 수 있도록 했다는 항변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2억달러의 보통예금 예치는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고도 비판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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