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국내 경제 성장률 충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경기에 채권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경기가 바닥을 찍은 것으로 확인되면 시장 금리도 점차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란 판단에서다.

2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홍남기 경제 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일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 겸 제1차 한국판 뉴딜 관계 장관회의'에서 "현재의 코로나 진정세를 이어간다면 2분기를 바닥으로 하고 3분기에는 상당 부분 반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먼저 겪은 중국의 경우 경기가 1분기 바닥을 찍고 빠르게 회복했다. 2분기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1.5%, 전년 동기 대비 3.2%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이러한 발언에도 채권 수익률 곡선은 오히려 평탄해지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통상 커브 플래트닝은 향후 경기 침체 등 회복 지연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최근 국내 상황을 고려하면 해석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국내의 경우 수급 부담이 워낙 크게 작용하다가 완화되면서 커브가 움직인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국고채 커브는 전적으로 발행 급증 우려에 가팔라졌다가 최근 부담이 완화하면서 되돌리는 흐름이다"며 "경기 전망보다는 수급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채권금리 외 다른 제조업 지표 등을 포함한 경기선행지수를 보면 경기 개선 신호가 미약하게 감지된다.

OECD에 따르면 지난 6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99.56133을 기록했다. 지난 4월(99.52098)과 5월(99.52174)보다는 개선된 결과지만 여전히 장기 추세인 100을 밑돈다.

CLI는 비즈니스 사이클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크다. 특히 비즈니스 사이클의 변곡점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OECD는 6~9개월 앞서 경기 변곡점을 시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통계청이 공개한 경기 선행지표는 하락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5월 경기선행지수는 98.9로 지난 3월(99.6)과 4월(99.2)보다 낮다. 다만 낙폭은 축소되면서 경기 축소세가 완만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 방향을 알려면 수출지표를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의 경우 반등한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등 다른 국가의 사정은 좋지 않다"며 "수출 관련 대외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성장률이 -3.3%까지 찍었기 때문에 기저효과 영향 등에 기술적으로 반등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이것이 경기 회복을 시사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수출 비중이 큰 우리나라는 결국 중국과 미국 중 어디를 따라갈 것인지의 문제다"며 "선진국이 정상 경로일 때는 중국이 중요했지만, 선진국의 경기 변동성이 큰 현 상황에서는 중국보다 미국이 더 중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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