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했던 제조자설계생산(ODM) 방식의 스마트폰 생산을 재개했다.

다만 상반기 코로나19로 ODM 라인이 멈췄던 데 따라 올해 연간 생산 규모는 목표에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19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윙테크 등을 통해 갤럭시 M01을 생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 M01은 삼성전자가 지난 6월 발표한 130달러대의 보급형 스마트폰이다.

ODM은 원청업체가 제품의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하청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이다.

설계는 원청업체가 맡고 생산만 하청업체가 담당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달리 설계와 생산, 인건비 부담이 덜하다.

삼성전자는 2018년 9월 윙텍과 ODM 계약을 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화친과 제휴했다.

또 인도 스마트폰 생산업체 딕슨과 생산 계약을 하고, 중국과 인도에서의 ODM 확대를 위해 업체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아울러 처음으로 ODM 방식을 도입한 갤럭시A6s를 출시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ODM 방식의 스마트폰 생산에 나선 것은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특히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물량 공세에 맞서고, 연간 3억대라는 스마트폰 출시 목표를 지키기 위해 ODM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왔다.

삼성전자 IM부문장인 고동진 사장은 이와 관련해 "130달러대 이하의 스마트폰 제품을 삼성전자가 자체 생산하기는 힘들다"며 "우리가 생각한 기준을 충족한다면 ODM을 일정 부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또 "시장 점유율은 생명이고 수익은 인격이다. 생명을 먼저 챙기고 그다음 인격을 봐야 한다"며 "3억 대는 지키고 싶은 숫자다"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ODM 규모는 다만 올해 코로나19로 중국과 인도의 생산라인이 멈춰 섰던 데 따라 연초 세운 계획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ODM으로 3천만~4천만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한 데 이어 올해는 6천만대까지 생산량을 확대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올해 스마트폰을 3억대 생산하면서 이 중 20%를 ODM으로 채운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상반기 ODM 라인 가동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목표를 10%로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중국과 인도의 생산 차질과 함께 스마트폰 협력사의 반발이 더해지며 올해 삼성전자의 ODM 물량이 2천400만~2천600만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에도 삼성전자는 ODM 확대를 추진했지만, 삼성전자 협력회사협의회인 이른바 '협성회'가 삼성전자 ODM 확대 전략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서면서 물량이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코로나19로 해외 생산기지가 타격을 받자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내 생산기지를 지키기 위해 협력사와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ODM 규모를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의 3분의 1인 1억대까지 늘리려 했으나 협력사의 반발로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ODM은 당장 가격이 내려가는 효과는 있지만 외부에 기술이 유출될 수도 있고, 기술이 우수한 국내 협력업체를 고사시킬 수 있어 '양날의 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삼성전자가 부작용을 감내하며 ODM 물량을 확대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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