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 속에서도 업체간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위메프 내부에서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하송 위메프 최고경영자(CEO) 직무대행은 전날 간부 직원들에 보낸 이메일에서 "최근 내부 지표 및 외부 조사기관 등에서 집계된 수치를 보면 회사의 (경영지표) 숫자들이 2017년 수준으로 퇴보해 참담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위기를 넘어서지 못하면 회사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이메일은 하 부사장이 CEO 직무대행을 맡은 후 실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회사가 처한 상황을 공유하기 위해 보낸 것이다.

하 대행은 현재 위메프의 위기가 내부적인 리더십 공백으로 의사결정의 어려움과 결단력의 부재 때문에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또 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쿠팡과 네이버 등 경쟁업체들이 선전하는 등 이커머스 업계가 양극화돼 회사의 위기가 증폭됐다고 설명했다.

하 대행은 무엇보다 그간 위메프의 경쟁력이었던 가격조차 경쟁사에 밀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잠깐 주춤하는 것이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겠지만, 문제는 경쟁 시장의 양극화가 점점 커지고 있고, 그나마 우리의 경쟁력이던 가격조차 경쟁사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하 대행은 이번 위기가 지난 10년간 발생했던 것들보다 더 크지만, 직원 모두가 역량을 집중해 정면 돌파한다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향후 3~4개월간 초심으로 돌아가 가격을 1순위로 내세워 위메프의 본 모습을 되찾으려고 한다"며 직원들에게 제품들의 가격 경쟁력을 다시 갖출 것을 요구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경쟁사들이 아직 선점하지 못했거나 구조상 할 수 없는 영역과 빈틈을 파고듦으로써 이번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는 지난 6월부터 건강상의 이유로 휴직 중으로, 8월 중순부터 하송 부사장이 CEO 직무대행을 맡았다.

위메프 관계자는 "애초 부문별 조직장 체제를 유지했지만, 회사 전체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일들이 있어 약 2주 전부터 하송 부사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별도의 기간을 정하지는 않았고, 박 대표가 복귀할 때까지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할 예정으로, 대표이사 자리는 공석으로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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