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저신용 등급을 포함한 회사채·기업어음 매입기구(SPV)가 이달부터 가동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도 기업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PV는 이달 신용등급 'AA-' LG이노텍과 'A+' 세아제강을 시작으로 지난달 설립 이후 처음으로 회사채 매입을 시작했다.

LG이노텍 수요예측에 SPV는 총 300억원 규모로 참여했으며, 1천3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는데 무려 1조4천300억원의 자금이 쏠려 3·5·10년물 모두 '언더 발행'됐다.

SPV는 세아제강 수요예측에도 300억원 규모로 참여했으며, 3년물 600억원 모집에 2천600억원이 쏠려 흥행에 성공했다.

건설채에 대한 시장의 우려에도 신용등급 'AA-' 현대건설은 SPV 지원으로 수요예측에 성공했다.

SPV가 선제적으로 수요예측에 600억원 규모로 들어왔고, 2천억원 발행에 8천500억원이 몰려 4천100억원까지 증액 발행했다.

올해 국제 유가 급락에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한 신용등급 'AA+' 에쓰오일도 SPV가 700억원의 지원 사격에 나섰고, 2천억원 발행에 8천600억원의 자금이 쏠렸다.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에도 이달 회사채 투자 심리가 꺾이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풍부한 유효수요에 지난달 출범한 SPV가 선제적으로 안전판을 형성해 준 것이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SPV는 시장 유동성 제공을 위해 산업은행 자회사 형태로 설립됐으며 지난달 14일 공식 출범했다.

총 10조원 규모의 SPV는 1차로 3조원을 조성해 운영하며, 한국은행이 선순위 대출금 1조7천500억원, 산은이 출자금 1조원, 후순위 대출금 2천500억원 등 출자해 재원을 마련했다.

SPV의 회사채 매입 대상은 만기 3년 이내 투자등급인 비금융회사 발행물을 모두 포함하되, 신용등급 'A∼BBB'의 비우량채를 위주로 사들일 계획이다.

이번에 SPV가 참여한 회사들의 신용등급은 'AA+'에서 'A+'까지 다양했는데, 코로나19 재확산 상황 속 풍부한 여유 자금을 바탕으로 등급을 가리지 않고 선제적으로 회사채 매입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다음 달 총 6조2천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와 연중 최대 규모지만, 금리 하방 압력에 따른 저금리 기조와 SPV 지원으로 회사채 시장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봤다.

SK디스커버리와 SK이노베이션이 다음 달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으며, 대림에너지와 한온시스템 등도 회사채 시장을 노크할 것으로 알려졌다.

SPV 규모는 10조원으로 6개월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데,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20조까지 확대될 수 있어 지원 여력은 충분하다.

SPV가 수요예측에도 직접적으로 참여해 미매각 우려가 크게 줄면서, 코로나19 등에 따른 시장 심리 냉각을 막아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에 SPV 지원까지 이어지면서 이달 회사채 발행에서 오버부킹이 계속됐으며 다음 달에도 'A'급 이상 회사채에서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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