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법인과 금융투자 부문의 순매도 규모가 압도적이었지만 외국인의 경우 대부분 의무보유 확약을 하지 않아 바로 매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상장한 후 이틀 만에 20% 이상 급락한 빅히트의 경우 외국인 순매도 물량은 831억원 정도였다.
기타법인이 3천90억원, 사모펀드가 957억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고, 외국인은 세 번째로 가장 매도 물량이 많았다.
방탄소년단 팬클럽인 '아미(ARMY)'의 매수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외국인은 속절없이 빅히트 주식을 팔았다.
빅히트의 경우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기간별 배정을 보면 아예 확약하지 않은 비중이 21.63%에 달했다. 15일 확약이 4.8%, 1개월이 30.88%로 당장 매도에 나설 수 있는 물량이 많았다.
물론, 빅히트의 경우 외국인 소진율이 3.30%로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상장 직후 '따상'에 대한 기대가 깨지면서 매도에 나선 투자자들이 많았지만, 다시금 외국인 비율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다른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경우 외국인 비율이 10%를 웃돌고 있어서다.
에스엠의 외국인 소진율은 18.24%,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경우 12.24% 수준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상장 이틀간의 거래량은 1천96주로 유통가능주식수를 크게 웃돌았다며, 개인을 제외하고 나올 만한 물량 527만주 중 70% 가까운 물량이 나온 것으로 파악했다.
앞서 상장한 SK바이오팜의 경우도 외국인의 매도세가 컸다.
김병욱 의원실이 확보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빅히트를 제외하고 올해 상장한 시총 상위 10개사들의 공모배정물량에서 외국인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4%대로 미미하다.
SK바이오팜은 상장직후 일주일간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며 해당 기간 개인이 바이오팜을 5천888억원 이상 순매수한 것과 달리 외국인은 SK바이오팜을 7천417억원 이상 순매도하며 수익 실현을 한 셈이라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김 의원은 "해당 통계를 보면 외국인들은 의무보유확약을 하지 않고 물량을 배정받아 단기간에 차익실현을 하려는 경향이 커 보인다"며 "상장 이후 주가가 단기 급등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신규로 매수하는 개인 투자자는 단기 오버슈팅의 피해자가 될 수 있으니 추격 매수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빅히트의 경우 상장 초기의 출회 물량 부담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거래량 및 수급주체 순매도수량 감안시 출회물량 부담은 상당히 해소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주가가 주가수익 비율(P/E) 38배로 적정 트레이딩 구간(35~50배)의 하단부에 진입한 점으로 요약된다"고 분석했다.
syju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0시 1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정선영 기자
syj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