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최근 중국 등 화장품 수출이 늘어나면서 내년 화장품 업계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화장품 수출은 7억5천200만달러(약8천219억원)로, 전월보다 25.4% 증가했다.

연초 이후 11월까지 누계기준 68억9천만달러(7조5천307억원)를 기록하며 이미 지난해 연간 수출액을 웃돌아 사상 최고의 연간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K뷰티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커지며 메이크업과 기초화장품 등이 모두 수출 호조를 보였다.

특히 중국과 미국,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 40%대 이상의 높은 증가세를 보이며 화장품 수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6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했다.

중국 화장품 시장의 소비 행태를 보여주는 중국 최대 온라인 행사 '광군제'에서도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이 호실적을 냈다.

광군제 기간 판매량에서 LG생활건강의 브랜드 '후'는 에스티로더, 랑콤에 이어 3위에 올라서며 뷰티브랜드 10억위안(약 1천680억원) 브랜드 클럽에 입성했다.

'숨'과 '오휘' 등 LG생활건강의 6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매출은 지난해보다 174% 증가 15억5천만위안(약2천6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아모레퍼시픽도 올해 광군제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2배로 증가했다.

대표브랜드 '설화수'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74% 증가하며 티몰 럭셔리 뷰티 부문 상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수출 호조와 광군제에서의 성과 등에 힘입어 화장품 업계 내외부에서는 내년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화장품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편인데, 중국 시장 소비가 회복하고 있어 가장 빠르게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다.

내년 면세시장은 중국 큰손인 '따이공'을 중심으로 15%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화장품들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광군제 결과로 중국 시장에서 한국화장품의 위상을 확인했다"며 "중국 수요와 맞닿아 있는 한국 면세시장과 화장품은 내년에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면세시장이 빠르게 크고 있다는 점도 국내 화장품 기업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중국 면세시장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올해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30%대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는 등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올해 코로나19를 계기로 화장품 업계가 위기 경영 체제를 유지하면서 비용구조가 효율화된 점도 내년 실적 반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적자를 내는 오프라인 점포들을 대대적으로 축소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를 모아둔 아리따움 매장 수도 줄었다.

아리따움 라이브 강남점은 지난 5월 문을 연 지 1년 8개월 만에 폐점했고, 아리따움 라이브 명동점도 지난 3월 문을 닫았다.

아리따움 전체 매장 수는 2018년 1천250개에서 올해 상반기 962개로 감소했다.

현재 직영점으로 운영 중인 64개 매장은 연말까지 10개만 남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들의 매장 수도 최근 몇 년 새 크게 감소했다.

더페이스샵 매장은 2017년 1천56개에서 지난해 말 598개로, 토니모리는 같은 기간 679개에서 517개로 매장 수가 줄었다.

코로나19로 화장품 업계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된 점도 향후 실적에 긍정적인 부분으로 꼽혔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한국 화장품이 시장 진입 초기에 중국 고위층들이 쓰는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생겨나면서 현지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앞으로도 중국 시장에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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