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채권 금리 등을 통해 볼 때 현재와 같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일부에서 나와 눈길을 끈다.

주택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한국은행의 조기 매파 전환 경계가 채권시장에 커진 가운데 제기된 의견이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지난달 15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을 위한 회의에서 수도권의 주택가격이 소득 대비 과도한 수준으로 올랐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 위원은 금리로 볼 때 현재 주택가격의 상승 폭이 지나친 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작년 대폭의 기준금리 인하에 명목금리가 낮아졌지만, 실질금리의 하락 폭은 크지 않다는 논리다.

그는 "저물가를 감안할 때 실질금리가 명목금리만큼 내려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실질 장기금리에 대비한 실질 주택가격이 얼마나 더 오를 수 있을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통상 주택가격을 현금 흐름을 통해 추정할 때 월세를 임대자의 요구 수익률로 나누는 방식을 쓰는데, 명목금리 대신 실질금리를 변수로 넣으면 현재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야기다.

임대자의 요구 수익률(금리)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통상 학계에서는 중장기 모형을 산출할 때 국고채 3년 금리를 대입한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단기 모형을 추정할 때는 보통 콜금리를 쓰고, 중·장기 모형에는 국고 3년 금리를 쓴다"며 "중·장기의 경우 물가도 고려해서 실질 금리를 쓰는 게 논리적으로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3년간 국고 3년 금리는 2.287%에서 0.978%로 약 131bp 내렸다. 다만 2017년 당시 1.9%에 달하던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작년 0.5%로 크게 낮아졌다. 명목 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 금리 변화는 크지 않은 셈이다.

이 금통위원은 인구구조도 주택가격에 하락 압력을 가할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앞으로 급속하게 전개될 인구구조 변화도 주택수요의 밑바탕인 가구 수의 증가세를 제약할 것이다"며 "주택공급 관련 정책당국을 중심으로 사회적 합의도 충분히 이뤄진 만큼 지금과 같은 상승세가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전망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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