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경영권 분쟁의 소용돌이에 빠진 금호석유화학이 박찬구구 회장의 조카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에 대응해 배당 확대와 성장 비전 제시라는 '맞불' 카드를 내놨다.

중장기적으로 배당을 확대하고, 2025년 매출액 9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성장 전략 등을 내놓아 주주들의 표심을 끌어모으겠다는 계획이다.

◇ 금호석화, 중장기 배당 확대안 제시

금호석화는 9일 이사회를 열어 이익배당 승인과 정관 변경 등 정기 주총 안건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금호석화는 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박 상무의 배당 확대 주주제안 안건을 제외한 나머지제안을 주총에 상정함과 동시에, 박 상무의 주주제안에 대응하는 주총 안건을 동시에 내놓아 박 상무 측과 주총 표대결을 예고했다.

금호석화는 보통주는 주당 4천200원(대주주 4천원)을 배당하고 우선주는 주당 4천250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고, 총 배당금은 1천15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0% 늘렸다.

또 기존 배당정책 보다 상향된 별도 재무제표 기준 20~25%의 배당성향을 향후 2~3년간 유지하고, 개선된 현금 흐름에 맞추어 지속적 배당 상향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호석화는 박 상무의 주주제안보다는 적은 금액의 주주 배당 안건을 내세웠으나, 중장기적이며 지속가능한 배당 상향 정책을 주주들에게 제시했다.

박 상무는 주주제안에서 보통주 한주당 1만1천원, 우선주 한주당 1만1천100원 수준의 높은 배당을 제시했고, 자사주 전액 소각과 동종업계 평균 이상의 배당 등 주주 친화 정책을 내놨다.

◇ 매출액 9조 vs 시가총액 20조 성장안 제시

금호석화는 박 상무의 2025년 시가 총액 20조원 달성 비전에 대응해, 지속가능한 중장기 성장 전략을 통한 2025년 매출액 9조원 달성 방안을 내놓았다.

금호석화는 주력 부문인 합성 고무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유지함과 동시에, 고부가가치 사업 역량 집중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

기존 주력 사업 외에 고부가 정밀 화학 제품 개발과 경쟁사 인수·합병(M&A)에 나서 성장동력을 확보한다.

2차 전지 중 사업 연관성이 있는 음극재 관련 소재 및 전고체 물질 기업 M&A와 바이오, 반도체, 소재, 친환경 사업 M&A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반면 박 상무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새로 정비해, 신규 투자 집행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차전지, 수소, 바이오 등 신재생에너지 및 신소재 분야에서 더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보유중인 풍부한 현금과 금호피앤비 등 우량계열사 상장, 아시아나 항공 지분을 비롯한 비영업용 자산 매각 등은 미래 신규사업 추진에 필요한 재원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20205년 시가총액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

금호석화와 박 상무 모두 시장의 대세가 된 ESG 경영을 강화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금호석화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이사회의 독립성, 투명성 및 합리성을 높인다.

또 ESG경영 성과를 관리하기 위한 ESG위원회, 계열회사 및 특수관계인 간 거래의 투명성 제고와 이해상충 감시를 위한 내부거래위원회, 이사 보수 결정 과정의 객관성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한 보상위원회를 각각 설치하며, 해당 위원회는 사외이사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금호석화는 사업장 및 공정별 탄소 중립 전략을 수립하고, 친환경 원료와 자원 재활용 등 친환경 사업을 중장기적으로 확대한다.

박 상무 측은 ESG 경영을 위해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ESG를 총괄하는 전담부서를 운영하고, 국제 가이드라인에 맞춰 지속가능경영 목표 등 지표를 설정할 계획이다.

또 폐쇄적이고 경직적인 기업 문화 속에서는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없다며,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이사진 구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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