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 기술주 급락에 이어 인플레이션 공포가 합쳐지면서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투자자(서학개미)들의 주식 포트폴리오에도 비상이 걸렸다.

해외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부동의 1위 종목'이던 테슬라의 인기도 이달 들어 급격히 사그라들었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5월1일부터 11일까지 순매수 결제 기준 해외주식 상위 50종목에서 테슬라가 제외됐다.

5월 매도결제 종목으로는 3억6천240만 달러로 4월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새롭게 바뀐 1위 종목은 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ULL 3X)로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3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그동안 월별 순매수결제 종목으로 최고 인기 종목이던 테슬라는 더 변동성이 큰 ETF 종목에 자리를 내줬다.

국내투자자들의 테슬라 순매수 결제금액은 1월에 9억3천914만 달러, 2월에는 3억442만 달러, 3월에 2억3천198만 달러, 4월에 1억4천569억 달러로 줄곧 1위를 지켰다.

테슬라 순매수 결제금액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5월에 상위 종목에서 아예 빠진 점은 이례적인 변화로 볼 수 있다.

증시의 시선은 기술주와 성장주에서 인플레이션, 경제 재개의 수혜를 보는 가치주 종목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새로운 투자 종목이 서학개미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되고 있는 셈이다.

5월 들어 국내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순매수 결제 상위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 보잉컴퍼니, 아마존, 구글 등이 차지했다. 디즈니나 스타벅스, 에어비앤비를 비롯해 여러 ETF도 포함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금의 투자 환경에서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아진 주식은 조심해야 한다고 봤다.

인플레이션에 시장참가자들의 시선이 집중되면서 증권가의 해외주식 추천 종목도 인플레이션과 테이퍼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성장주보다 가치주로 시장의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업종별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익기여도(2021년 상반기 대비 하반기 EPS증가율)가 S&P500지수 대비 높고, 밸류에이션 기여도(현재 주당순이익(PER)대비 12개월 예상 PER 변화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종을 선택하는 방식이라고 이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상황은 물가와 금리 상승이 만든 스타일 변화"라며 "S&P500 성장주와 가치주의 12주 누적 수익률 격차는 -8.7%포인트로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근래 들어 경험하지 못했던 가치주로의 쏠림 현상이 주식시장 변화를 만든 셈"이라며 운송, 자동차, 내구소비재/의류, 에너지, 미디어, 자본재에 대한 업종 차별화 전략이 유효하다고 봤다.

삼성증권은 글로벌주식팀은 12일 "인플레 압력에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봤다.

이에 지난 11일 발표한 주간 글로벌 유망주 10선에 애플, 알파벳, 페이스북, TSMC, 버크셔해서웨이, 존슨앤드존슨, 캐터필러, 보잉, 디즈니, 중국중면 등을 포함했다.

삼성증권은 버크셔해서웨이는 주주가치 증대의 바이블로, 존슨앤드존슨은 배당왕 주식으로, 캐터필러는 북미 리테일판매 회복의 효과 등을 중심으로 유망하다고 봤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수가 전고점 수준에 도달한 만큼 다수의 영역에서 차익실현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최근 실적개선이 두드러지는 경기 민감주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매크로와 금융여건을 함께 고려하면 이들의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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