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지난 3월 엔씨소프트가 ESG 위원회를 설치한 이후 게임업계의 ESG 경영이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경영정보의 공시 의무 대상 기업인 게임사와 함께 코스닥 상장 게임사도 글로벌 사업을 위해 본격적으로 ESG 경영에 돌입해 눈길을 끈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최근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으며 펄어비스·게임빌 등은 ESG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2일 ESG 경영의 비전과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국내 게임사 최초로 발간하며 업계의 ESG 경영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엔씨소프트는 해당 보고서에서 4대 ESG 경영 비전으로 사회적 다양성을 포용하는 조직문화·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보안 체계 구축·AI 기술의 윤리적 가치 제고·미래세대 지원 등을 꼽았다.

게임업계 ESG 경영의 한계점으로 지적됐던 환경 분야의 경영에서도 구체적인 목표 도입과 실천으로 신경 쓴 모습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2026년 완공 예정인 '엔씨글로벌연구개발혁신센터'에 설계 단계부터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해 친환경 건축물 인증 제도에서 높은 등급을 취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대상 기업이 아님에도 에너지 사용량 및 온실가스 배출량을 자체적으로 측정하고 발표했으며 올해부터는 이에 대해 제3자 검증기관의 검증도 받을 계획이다.

엔씨소프트의 보고서는 지속 가능 경영과 관련된 국제 표준 가이드라인인 'GRI인덱스'와 미국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ESG 경영의 글로벌 스탠다드 역시 지켰다.

GRI와 SASB의 가이드라인은 삼성전자·LG전자·SK 등 국내 주요 기업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작성 기준으로 삼고 있는 ESG 가치평가 체계이기도 하다.

업계의 '맏형' 격인 엔씨소프트가 이끈 ESG 열풍은 최근 중·대형 게임사까지 빠르게 확대됐다.

펄어비스는 지난 6월 허진영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총괄 아래 '펄어비스 ESG 태스크포스(TF)' 조직을 신설했다.

펄어비스는 그동안 재난 피해 극복을 위한 기부금 지원, 전 세계 의료 지원활동 등 사회적 가치 활동을 실천해왔으나 이번 ESG 경영 전담 조직 신설로 사회적 책임 및 기업윤리를 가능한 지속가능한 경영체제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게임빌과 컴투스도 지난 30일 본격적인 ESG 경영체제의 가동을 위해 'ESG플러스위원회'를 신설했다.

송병준 의장이 ESG플러스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두 회사의 ESG 경영에 대한 주요 전략과 방향을 결정한다.

게임빌·컴투스의 사외이사도 ESG플러스위원회에 참여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양사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ESG 경영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코스닥에 상장사인 펄어비스·게임빌 등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정보 공개 의무 대상 기업은 아니지만, 양사 모두 해외 매출이 80%에 가까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SG 전략을 총괄하는 수장이 회사 내 글로벌 전략을 담당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도 양사의 ESG 경영을 통한 해외 사업 확장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펄어비스의 ESG 경영을 총괄하는 허진영 COO는 펄어비스의 대표작 '검은사막'을 글로벌 게임으로 만든 주역이며, 게임빌의 송병준 의장 역시 지난 3월 글로벌전략책임자(GSO)를 맡아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도 지난 1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게임사의 자금 조달을 위해 ESG 경영 도입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를 통해 "ESG를 기준으로 투자를 집행하는 전 세계 ESG 펀드 규모는 지난해 최초로 1조 달러(약 1천150조원)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투자 조달을 계획하고 있는 게임 기업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변화"라고 언급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재 ESG 공시 대상 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회사에서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인다"며 "ESG 공시가 의무화되는 시점이 다가오거나 최근 발의된 공적 연기금의 ESG 투자 관련 법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하면 더 많은 게임사가 ESG 경영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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