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가 경고한 현금 부족 시기는 11월 16일. 앞으로 열흘 남았다. 시장의 촉각은 그리스가 그전에 자금을 수혈해 위기를 피할 수 있을지로 쏠려 있다. 그리스가 차기 지원분을 수혈하려면 처리돼야 할 일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어 불안감이 더욱 크다.

그리스 의회는 정부가 제시한 비용 절감과 증세에 관한 긴축안과 노동개혁안을 지난 5일 의회에 올렸고 오는 7일에 표결할 예정이다. 이어 11일에는 예산안도 처리해야 한다. 그리스 연립정부의 주축인 신민당은 긴축안에 반대하는 민주좌파의 도움이 아니더라도 300석 정원의 의회에서 154-159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여 긴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긴축안 표결을 앞두고 그리스 양대 노총이 긴축안에 반대하는 이틀간의 대규모 파업을 시작했다. 이는 정부와 긴축안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려 그리스 정부의 긴축 가도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의회의 예산안 표결이 끝나면 곧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회의, 즉 유로그룹이 12일부터 시작된다. 유로그룹은 그리스의 긴축안 통과를 지켜보고 나서 추가 구제금융을 결정한다는 입장이어서 이 자리에서 그리스에 관한 결론이 일부라도 나오리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그러나 한 유럽연합(EU) 고위 관리는 다음 주 유로그룹은 "(해법 논의를 위한) 한 단계"일 뿐이라며 그리스에 대한 315억유로(약 54조원)의 추가 구제금융 집행 승인이라는 합의가 나올 가능성이 작다고 진단했다.

이 사이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국제 채권단인 트로이카의 그리스 실사 보고서도 변수다. 이 보고서가 나와야 트로이카, 독일 등이 태도를 결정하고 그리스 지원을 최종 승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10월에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11월 중으로 그 시기가 미뤄졌다. 일각에선 미 대선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에 대한 위험을 피하고자 보고서 발표가 미뤄졌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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