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국내 정유 업체들이 글로벌 경기 재개(리오프닝)에 따른 정제 마진 개선과 유가 상승에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정유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주춤했던 수출 확대와 에너지 대란에 따른 석유 제품 수요 급증으로 바닥을 찍고 올해 턴어라운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올해 3분기 5천494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전년 동기 대비 391% 증가한 1천73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며, SK이노베이션도 올해 3분기 6천18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정유 업체들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로 창사 이래 최악의 적자를 냈다.

올해는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로 유가가 상승해 재고 이익이 늘고, 석유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정제 마진도 개선돼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이 반등했다.

연초 배럴당 48달러 수준이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3분기 말 75달러를 넘어서며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수출 규제로 석유 제품 공급이 줄었으나, 신흥국의 산업 활동 정상화로 수요가 늘면서 복합 정제 마진도 올해 초 배럴당 2달러에서 3분기 말 8달러 수준까지 뛰었다.

윤활유 사업도 원재료인 저유황중유(LSFO) 가격 상승에도, 고품질 제품 수요 확대에 스프레드가 개선되면서 국내 정유사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은 시황 개선과 미국과 유럽연합(EU) 지역 판매량 증가로 3분기 역대 최대인 3천29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며, 에쓰오일도 2천88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분기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경제활동이 정상화 기조에 들어서면서 화학 제품 수요가 늘고 있고, 미국 한파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폴리올레핀(PO), 파라자일렌(PX) 등 제품 가격이 강세를 보이며 비정유 사업인 석유화학 부문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정유사들은 글로벌 에너지 대란과 동절기가 겹치며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폭증, 대체재로 등유와 경유 등의 석유 제품 수요가 확대돼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산유국 들의 석유 생산량 통제와 중국의 수출 규제, 미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원유 수요 증가, 등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유가도 고공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경제활동 재개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 수출 물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정유사들이 올해 3분기 수출한 석유 제품 물량은 총 1억1천182만 배럴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해 1분기 이후 수출량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6분기만에 처음이다.

국가간 이동 통제 완화와 여행 수요 확대로 고부가 항공유와 휘발유 수출이 늘고, 연말 동절기를 맞아 난방유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공급 탄력성이 떨어지고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면서 유가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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