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기후 변화가 최대 경제 이슈로 떠올랐다.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 막대한 비용과 인플레이션을 감당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환경을 넘어 경제와 금융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것이다.

최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정책당국과 산업계,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이 집중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총회는 당초 예상과 달리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석탄 사용을 완전히 폐지하겠다는 야심 찬 구호아래 회의를 시작했지만, 단계적 감축이라는 미완의 결과물을 내놨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당사자들이 위기의 지구 기후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머리를 맞댔지만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석탄 연료 사용 수혜국과 피해국 등 이해관계가 엇갈려 제대로 된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그러나 해마다 오르는 지구의 온도를 고려할 때 기후 변화를 멈추게 하려는 세계 각국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상설화된 협의 체계를 계속 가동해 다각도의 대책을 연구할 것으로 보인다. 지구가 회복 불능의 병을 얻게 되면 60억 지구인들은 공멸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라는 청구서를 받는다는 점이다. 탄소중립을 위해 석탄과 석유 연료 사용을 줄이는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배터리 사용이 늘어나게 되면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의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정된 공급 속에 수요 폭증은 가격 상승을 유발하고 이는 기업들의 비용 상승을 유도해 결국 소비자에게까지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석탄 에너지를 대체할 재생에너지는 아직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전기요금의 상승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가 마주한 기후변화는 어떤 미래를 가져올 것인지 불투명하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는 결코 기후변화 이전의 세상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마치 코로나가 끝나도 마스크 쓴 세상에서 살아갈지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앞으로 미래경제는 기후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기후변화가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금융시장에도 파장을 몰고 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막대한 대가를 요구하고 경제에 큰 비용을 발생시킬 것이며 만성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류를 밀어 넣을지도 모른다. 편리한 석탄과 석유를 대체할 '값싼 에너지'를 개발하지 않는 한 말이다. 기후변화는 이제 경제 변수가 아니라 경제 상수가 됐다.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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