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네이버가 스타트업 양성조직 D2SF를 통해 올해 기술 관련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신규 투자인 경우 개별 투자 규모는 10억원 이하로 크지 않지만, 네이버가 미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한 기술 사업 영역은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로 나타났다.

9일 IT업계에 따르면 올해 네이버는 간접 투자를 제외하고 D2SF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에 총 12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3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개된 투자 이력을 살펴보면 네이버는 올해 3분기까지 15곳의 스타트업에 61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4곳의 스타트업에 59억원의 후속 투자를 집행했다.

네이버는 2018년까지 평균적으로 10여건의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해왔으나 지난해부터는 20여건이 넘었다.

올해도 3분기 이후에도 이미 3곳의 스타트업에 추가 투자해, 이러한 속도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최대 규모의 투자가 예상된다.

네이버의 스타트업 투자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메타버스와 AI 기술이다.

여기서 메타버스는 3D·증강현실(AR)·가상현실(VR)로 현실세계와 비슷한 디지털 세계를 구축하는 기술 영역을 말한다.

네이버는 메타버스와 커머스 사업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기술을 높게 평가했다.

3D 시뮬레이션 엔진을 기반으로 의류 디자인부터 가상피팅까지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개발한 '지이모션', 사진을 찍으면 자동으로 3D 모델을 생성해 AR 커머스를 구현하는 솔루션을 개발한 '리콘랩스'가 신규 투자 대상으로 낙점됐다.

또 메타버스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술에도 투자가 이어졌는데, 전문 개발 지식 없이도 3D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 중인 '버추얼 플로우'와 VR 환경에서 다수 이용자의 상호 작용을 돕는 기술을 보유한 '픽셀리티게임즈'가 신규 투자를 받았다.

아울러 네이버는 AI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AI 작곡 솔루션을 개발한 '포자랩스'는 신규 투자를, 국내 최초로 AI 반도체를 개발 중인 '퓨리오사AI'는 후속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특히 퓨리오사AI는 데이터센터와 엔터프라이스 서버에서 AI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반도체를 개발 중이기에,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로보틱스·자율주행·클라우드 등 AI가 필요한 영역에서 네이버와의 기술 협력 및 사업 시너지가 기대된다.

네이버 D2SF가 투자한 스타트업 중 AI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 회사들도 눈에 띈다.

AI를 활용해 빠르게 반려동물의 소변을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한 '유리벳코리아', 딥러닝 기반 비전 기술로 반려동물의 이상 행동을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펫페오톡', 신발 제조 생태계에 AI를 접목해 제조 인프라 시스템을 구축하는 크리스틴컴퍼니 등이 투자 대상이 됐다.

네이버 D2SF는 지난 6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간의 성과를 발표한 바 있다.

6년 전 출범한 D2SF는 스타트업 70곳에 총 400억원을 투자했으며, 네이버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은 총 3천378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기업가치가 평균 6배가량 늘었다.

네이버는 연내 완공될 제2사옥인 '1784'에도 스타트업을 위한 별도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신사옥 공간은 테스트베드가 필요한 팀과 네이버의 자원을 더 필요로 하는 초기 단계의 예비 창업팀이 활용하게 될 예정이다.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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