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DL케미칼은 미국 상장 석유화학기업인 크레이튼 인수를 위한 3조원 규모의 자금을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DL케미칼은 지난달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9억5천만달러(약 1조1천200억원)를 확보한 데 이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과 총 8억5천000만달러(약 1조원) 규모의 금융약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DL케미칼은 인수 발표 두 달 반 만에 자체 보유한 현금을 포함해 3조원의 인수자금을 모두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LBO를 통해 국내 회사가 미국 상장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BO는 인수·합병(M&A)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피인수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금융 기관들로부터 대출을 일으켜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번 조달 방식으로 금융비용은 물론 크레이튼의 부채비율도 동시에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나 양사의 재무건전성도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DL케미칼은 설명했다.

특히 DL케미칼은 지난달 미국에서 수십여 곳의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딜 로드쇼를 진행했으며, 4배가 넘는 자금을 모아 유리한 금융 조건을 확보할 수 있었다.

산은과 수은은 DL케미칼의 탄탄한 현금창출 능력을 비롯해, 세계 최대 규모의 친환경 바이오케미칼 사업을 가지고 있는 크레이튼의 기업 역량에 대한 신뢰로 인수 금융을 지원했다.

산은은 지난해 카리플렉스 인수와 올해 디렉스 폴리머 설립에 이어 이번 크레이튼 인수까지 DL케미칼의 주요 사업과 함께 했다.

수은 역시 대림산업 시절부터 그룹사 전반에서 추진한 다양한 신사업을 지원하며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휴스턴에 본사를 둔 크레이튼은 80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한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으로,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 주요 시장에서 13개의 생산공장과 5개의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폴리머 사업 주력제품은 위생용 접착제와 의료용품 소재, 자동차 내장재 등에 사용되는 스타이렌블록코폴리머(SBC)로, 미국과 유럽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크레이튼은 소나무 펄프 생산 과정의 부산물을 정제해 화학제품을 만드는 최대 규모의 바이오 케미칼 회사로 유명하다.

바이오 케미칼 생산능력은 연 70만t으로 바이오 디젤 같은 친환경 연료부터 고기능성 타이어 재료, 친환경 접착제 등의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크레이튼은 이달 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DL케미칼의 자사 인수를 승인했으며, 주요국 규제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달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았으며, 미국 외 주요국 승인 절차는 내년 2월 말까지 완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상우 DL케미칼 부회장은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상장사 LBO에 성공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DL의 M&A 역량을 증명했다"며 ""탄탄한 현금 창출 능력과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신성장 동력을 끊임없이 발굴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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