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27일(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와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 지표를 소화하며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2%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54% 내렸고,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1.40% 하락했다.

미국 국채 가격은 혼조세를 보였다.

미 FOMC가 3월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2년물 미국 국채수익률은 급격히 올랐지만,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지면서 장기물 국채수익률은 나란히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급등했다.

연준이 당초 전망보다 더 무서운 매파로 돌변하면서다. 미국 국채 수익률 단기물도 급등세를 보이면서 달러화를 끌어올렸다.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기준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유가는 7년 사이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가 하락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배럴당 90달러에 육박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날 경제지표는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와 4분기 국내총생산(GDP), 1월 캔자스시티 연은 제조업 활동지수 등이 발표됐다.

미 상무부는 계절조정 기준 4분기 GDP가 전기대비 연율 6.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5.5%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 3분기 GDP 성장률은 2.3%로 확정된 바 있다.

미 노동부는 지난 22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계절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3만 명 감소한 26만 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 26만5천 명보다 적은 수준이다.

캔자스시티 연은은 1월 관할지역 제조업 합성지수가 24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수정된 전월치 22보다 높지만, 월가 예상치에는 부합했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31포인트(0.02%) 하락한 34,160.78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3.42포인트(0.54%) 떨어진 4,326.51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89.34포인트(1.40%) 밀린 13,352.78로 거래를 마감했다.

매파적(통화 긴축적)이었던 연준 FOMC 회의 결과에도 불확실성이 일부 제거된 데다 4분기 GDP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증시는 오름세로 출발했으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지수는 오후 들어 모두 하락세로 전환됐다. 다우지수는 1월 기록한 고점 대비 7.5% 하락했고, S&P500지수는 1월 고점 대비 10%가량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11월 기록한 고점 대비 17.6%가량 하락했다.

연준은 전날 열린 FOMC 회의에서 곧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을 예고해 3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금리 인상 이후 대차대조표를 축소할 것이라면서 관련 세부 원칙을 공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조건이 무르익는다고 가정한다면 3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언급했으며,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FOMC 이후 10년물 국채금리가 1.8%를 돌파하면서 증시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이날 10년물 국채금리는 1.80% 근방까지 하락했다. 전날에는 1.87%까지 올랐었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장중 1.2%까지 올랐다.

장기물과 단기물 국채금리 차이가 좁혀지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통상 장단기 국채금리 차이가 좁혀져 역전될 경우 시장에서는 이를 경기 침체의 신호로 해석한다. 단기물 국채금리는 연준의 긴축 가능성을 빠르게 가격에 반영한 반면, 장기물 금리는 연준이 빠른 긴축에 나설 경우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가격에 반영하면서 금리차가 좁혀지고 있다.

개장 전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내구재 수주를 제외하고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에도 연율 6.9%를 기록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5.5%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 3분기 GDP 성장률 2.3%에서 크게 반등한 것이다.

지난 22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3만 명 감소한 26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26만5천 명보다 적은 수준이다. 지난 15일로 끝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9만 명이었다.

지난해 12월 미국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수주는 예상보다 부진했다. 12월 내구재 수주는 전월 대비 24억 달러(0.9%) 감소한 2천676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6% 감소와 전달의 3.2% 증가보다 부진한 것이다.

지표가 대체로 긍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지만,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실망에 투자 심리는 악화했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테슬라의 주가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발표에도 올해 반도체 부족을 이유로 신차 모델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11% 이상 하락했다.

인텔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으나 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는 소식에 주가는 7% 이상 밀렸다.

컴캐스트는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고 배당 인상과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1% 가까이 떨어졌다.

맥도날드의 주가는 예상치를 밑도는 분기 실적 소식에 0.3%가량 하락했다. 블랙스톤의 주가는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발표에 6% 이상 올랐다.

넷플릭스의 주가는 월가 투자자 빌 애크먼의 퍼싱 스퀘어가 넷플릭스 주식을 매입했다는 소식에 8% 이상 상승했다.

로빈후드의 주가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6% 이상 하락했다.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하는 애플의 주가는 정규장에서 0.29% 떨어졌다.

S&P500지수 11개 섹터 중에서 임의소비재, 부동산, 산업, 금융, 기술 관련주가 하락하고, 에너지, 유틸리티, 필수소비재 관련주는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이 긴축을 계속해나갈 것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븐스 리포트의 톰 에세이는 보고서에서 "전날의 FOMC 결정과 파월의 기자회견은 시장에 긍정적이면서도 동시에 부정적이다. 그러나 결국 우리가 알고 있던 것을 강화해줬을 뿐이다. 연준은 금리 인상에 진지하며, 그것은 시장에 변동성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BMO 웰스 매니지먼트의 영 유-마 수석 투자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투자자들이 연준의 통화정책에 반응할 뿐만 아니라 정책의 장기적인 변화를 감수할 준비를 하기 시작하면서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이, 언제 가격에 반영되는지는 현 시점에서 알기 어렵다.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저절로 내려가면 압력이 약간 완화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연준은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 경우 시장은 타격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올해 3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100%로 내다봤다. 1회 인상 가능성은 83.8%, 2회 인상 가능성도 16.3%에 달했다.

5월 연준이 두 번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80%에 육박했으며, 해당 회의에서 1회 인상 가능성은 65.6%로 절반을 넘어섰다. 2회 인상 가능성도 11.9%에 달했다.

올해 12월 회의까지 연준이 5회 이상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60%를 넘어섰다. 이는 한 달 전에 10% 수준에 불과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47포인트(4.60%) 하락한 30.49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거래일 3시 기준보다 3.03bp 하락한 1.809%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 3시보다 11.90bp 급등한 1.199%였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 3시보다 9.08bp 내린 2.092%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거래일 75.9bp에서 61.0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시그널이 나온 여파로 채권시장에서는 장단기 수익률 격차가 좁아지면서 커브 플래트닝(평탄화)이 심화했다.

2년물 미국 국채수익률은 1%를 웃돈 후 1.19%대까지 고점을 높였다.

하지만 10년물 미국 국채수익률과 30년물 미국 국채수익률은 각각 1.80%대, 2.09%대로 무거운 흐름을 보였다.

이날 트레이드 웹 기준으로 장중 2년물과 10년물 국채 수익률 차이는 61bp대로 좁아져,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5년물과 30년물 국채금리 스프레드 역시 43bp 대로 2019년 1월 이후 가장 낮아졌다.

전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본격적인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를 밝혔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FOMC는 여건이 적절하다는 가정 하에 3월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사실상 3월 금리 인상에 무게를 실었다.

파월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를 훨씬 웃돌고 있다"며 "노동시장을 해치지 않고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상당히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한 논의도 이어갈 방침을 밝혔다.

연준은 1월 FOMC 직후 대차대조표 규모 축소 원칙을 담은 별도 자료를 배포해 올해 대차대조표 축소가 이뤄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날 경제지표는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와 4분기 국내총생산(GDP), 1월 캔자스시티 연은 제조업 활동지수 등이 발표됐다.

미 상무부는 계절 조정 기준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연율 6.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5.5%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 3분기 GDP 성장률은 2.3%로 확정된 바 있다.

미 노동부는 지난 22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3만 명 감소한 26만 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 전문가 예상치인 26만5천 명보다 적은 수준이다.

캔자스시티 연은은 1월 관할지역 제조업 합성지수가 24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수정된 전월치 22보다 높으며, 월가 전문가 예상치 24에 부합했다.

이날 경제지표가 나쁘지 않았지만 채권시장에서는 경기 둔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인플레이션 상승에 미 연준이 더 빠르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3월 금리인상을 예고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연준이 급하게 대응해야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한 올해 미국 경제의 침체 위험을 지적하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렸다.

채권시장에서 채권수익률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플래트닝은 경기 둔화 신호로, 금리가 역전될 경우 경기 침체 신호로 해석한다.

콜롬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알-후사이니 금리·통화 분석가는 "위험한 시나리오는 인플레이션 모멘텀이 여름까지 4% 이상으로 유지되는 동안 연준의 빨라진 금리인상 주기가 시장에 반영되고, 긴축적인 재정 정책 지연이 합쳐지는 것"이라며 "이런 조합은 장기물 수익률을 낮춰 커브 플래트닝을 만들고, 경기 침체 위험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전일 기자회견에서 수익률 곡선 하락에 대해 "많은 요인들이 장기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를 모니터링하지만 기울기를 통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미 연준의 긴축 정책이 가속화될 수록 장단기 국채수익률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단기 국채수익률이 장기 국채수익률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당분간 커브 스티프닝이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문디의 코시모 마라슐로 앱솔루트리턴 투자헤드는 "연준이 경기 부양책을 철회함에 따라 단기 수익률이 장기 수익률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수익률 곡선이 평평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5년물과 10년물 미국 국채를 매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포트글로벌 홀딩스의 톰 디 갈로마는 "결과적으로 파월 의장의 매파적인 압박으로 2년물 미국 국채수익률은 3월 중순까지 1.5%를 향할 것"이라며 "10년물 미국 국채수익률은 2.1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델로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앤드루 스미스 최고투자 전략가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은 높이 평가했지만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까지 두 달을 더 기다린 것은 후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에는 노동 불균형을 봤을 때 파월 의장이 앞으로 좀 더 공격적으로 변해야 할 수 있다"며 "금리를 더 빨리 올리자고 말하는 편이 나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15.358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4.580엔보다 0.778엔(0.68%)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142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400달러보다 0.00975달러(0.87%)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8.53엔을 기록, 전장 128.80엔보다 0.27엔(0.21%)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96.468보다 0.81% 상승한 97.247을 기록했다.

달러화 가치가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지난 2020년 6월 이후 최고치 수준까지 치솟았다. 연준이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매파적인 통화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다. 연준은 향후 FOMC가 열릴 때마다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연준은 3월에 자산매입 축소를 일컫는 테이퍼링을 마무리하고 기준금리도 올릴 것이라는 점을 기정사실로 했다. 여기에다 9조 달러에 육박하는 대차대조표 축소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시장을 바짝 긴장시켰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전날 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조건이 무르익는다면 3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며 "상당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에서 꾸준히 벗어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고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그는 올해 남은 FOMC 회의 때마다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겸손하고 민첩할"(humble and nimble) 필요가 있다며 "향후 데이터와 전망 변화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장은 파월 의장이3·5·6·7·9·11·12월 등 3월 이후 6차례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는 특히 인플레이션 등 경제 지표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연준의 긴축 정책 속도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위험 심리의 주요 결정 요인이 될 것으로 점쳐졌다.

파월의 발언에 미국 국채 수익률도 급등했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수익률은 전날에 이미 종가대비 13bp 이상 오른 1.15%까지 호가를 높였고 이날도 5.1bp 추가로 오른 1.19% 수준에서 호가가 나왔다. 다만 경기둔화 우려가 불거지면서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되레 6.0 bp 이상 하락한 1.80%에 호가됐다.

미국채 단기물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대표적인 캐리 통화인 일본 엔화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달러엔 환율은 캐리 수요 유입으로 단숨에 115엔대로 진입했다. 달러-엔 환율 상승은 엔화가 약해졌다는 의미다.

유로화도 가파른 약세를 보였다. 유로-달러 환율은 한때 유로당 1.11420달러를 기록하며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유로-달러 환율 하락하는 유로화가 약해졌다는 뜻이다.

외환시장 위험 선호도의 벤치마크 노릇을 하는 호주 달러 등 원자재 통화의 약세도 두드러졌다. 호주 달러화는 0.6% 하락했고 뉴질랜드 달러화도 15개월 만에 최저치 수준까지 내려섰다.

중국 역외 위안화도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중국 공업기업의 이윤이 늘어나는 속도가 작년 12월에 전달보다 느려지는 등 실물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면서다. 위안화 환율은 전날 달러당 6.3362위안에서 한대 6.3756위안까지 호가를 높였다.

미국의 경제지표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달러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에도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계절 조정 기준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연율 6.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5.5%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도 월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지난 22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3만명 감소한 26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26만5천명보다 적은 수준이다.

FHN 파이낸셜의 선임 전략가인 짐 보겔은"연준은 올해 기준금리를 4~5회 인상할 수 있디"면서 "이미 예상됐기 때문에 끔찍한 건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이 내년에 무엇을 하기로 결정했는지를 제외하고는 올해에 연준이 실시하기로 한 것 가운데 중요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금리 인상이 충분하지 않고 연준이 2023년에도 계속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면, 불과 6주 전 인플레이션에서 본 모든 것이 연준을 더 불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면서 "그게 문제다"고 덧붙였다.

에쿼티 캐피털의 분석가인 데이비드 마덴은 "GDP 호전은 미국 경제의 건전성에 분명히 좋은 소식이다"면서"다만 이는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정책을 더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견조한 GDP 지표에도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였다는 점은 딜러들이 올해에만 4~5차례에 걸쳐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ANZ 분석가들은 "연준의 이번 정례회의를 앞두고 나온 연준 위원들의 발언 내용은 태세 전환이 그렇게 놀라울 수준이 아니라는 의미였지만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위험선호 심리는 쪼그라들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심각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한 연준의 행동반경도 명확해졌다고 지적했다.

라보뱅크의 수석 외환 전략가인 제인 폴리는 "시장이 이미 금리 인상에 대한 가격을 책정했지만 많은 사람은 연준이 주식 시장에 더 민감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면서"(하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 연준의 대차대조표에 대한 언급은 시장이 경기 부양책 철회를 염두에 두도록 강조됐다"고 풀이했다.

그는 월초에 과매수 된 달러 순매수 포지션의 정리 매물이 최근 연준의 신호에 반응하는 포지션 조정 차원에서 달러화를 청산했다"고 덧붙였다.

RBC 캐피털 마켓의 외환 전략 글로벌 헤드인 엘사 리그노스는 "전반적으로 시장이 약간 도망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대비 0.74달러(0.85%) 하락한 배럴당 86.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2014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던 유가의 상승세가 잠시 주춤한 모습이다.

다만, 유가는 여전히 90달러에 육박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날 WTI의 가격은 종가 기준으로 올해 들어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따른 리스크는 유가에 지속적인 상방 압력을 가했다.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이미 공급이 빠듯한 원유의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날 오후 통화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 간 통화는 이달 2일 이후 25일 만이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 러시아의 병력 증강과 침공 위기 등에 대해 대화할 전망이다.

한편 미국의 조기 긴축 우려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는 이날 유가의 상단을 제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전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조만간 금리를 인상할 것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조건이 무르익는다고 가정한다면 3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긴축 우려에 따른 안전 선호 심리에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는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 상대적으로 가격 매력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화 강세나 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보다는 지정학적 우려에 따른 잠재적인 수급 우려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치 분석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이 군사적 마찰 수준으로 증폭되면 러시아 원유와 가스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만연했다"며 안전 자산 선호 심리에도 유가가 큰 폭 하락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필 플린은 "글로벌 원유 공급이 매우 타이트한 상황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잠재적인 공급 교란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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