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유통업계 주요 3사가 지난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명품 선호에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딛고 회복했지만, 롯데쇼핑은 이커머스와 슈퍼 등의 부진에 저조한 실적을 냈다.

◇ 백화점 부문, 명품바람 타고 3사 모두 실적 날개

백화점 부문은 지난해 뚜렷한 명품 선호 현상과 남녀 패션부문 실적 회복 등에 힘입어 유통 3사 모두 호실적을 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부진한 가운데 유일하게 나 홀로 성장세를 일궈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의 지난해 백화점부문 매출은 1조6천715억원으로 14.5%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천615억원으로 106.2% 늘면서 역대 최대치였다.

별도법인 동대구와 대전 신세계, 광주 신세계까지 합치면 백화점 사업 매출은 2조1천365억원, 영업이익은 3천622억원으로 증가한다.

특히 지난해 8월 개점한 신규점포 대전 아트앤사이언스가 매출 호조에 힘입어 손익분기점(BEP)에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도 희망퇴직 비용이 발생했음에도 해외패션과 남성스포츠 등을 중심으로 영업이익과 매출이 모두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천490억원으로 6.4% 증가했고, 매출은 2조8천880억원으로 전년보다 8.8%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등 랜드마크 점포의 재단장을 진행하고, 지방과 중소형점은 식품을 중심으로 집객을 유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명품과 남녀 해외패션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3천48억원으로 전년보다 53.5% 증가했고, 매출은 2조1천32억원으로 20.2% 늘었다.

지난해 2월 여의도에 개점한 '더 현대 서울' 등 신규 점포 개점 효과와 MZ세대 유입 등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 성패 가른 이커머스와 슈퍼…롯데쇼핑, 올해 회복할까

롯데쇼핑이 유통 3사 중 유일하게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이커머스와 슈퍼 등 다른 사업부들이 영업적자를 내면서 실적을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반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면세사업부나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이 견조한 실적을 내며 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롯데쇼핑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천156억원으로 전년보다 37.7% 감소했고, 매출은 15조5천812억원으로 같은기간 3.7% 줄었다.

특히 이커머스 부문에서만 1천56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슈퍼와 할인점 부문은 합쳐서 37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롯데쇼핑 이커머스 부문이 영업적자를 낸 것은 물류비와 판관비 등이 37.8% 증가한 영향이 크다.

다만,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의 월 평균 방문자와 구매자 수 등 주요 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4분기 롯데온 월평균 방문자는 2천648만명으로, 전년동기보다 42.3% 증가했고, 구매자 수도 154만명으로 40.4% 늘었다.

또 롯데마트가 지난해 12월 개점한 플래그십 매장 '제타플렉스'와 창고형 할인점 '맥스' 등이 초기 흥행에 성공하면서 올해부터 실적이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20년부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롯데쇼핑은 지난해 인사에서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기용하며 순혈주의를 타파하는 등 조직 내부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변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 유통 사업군 총괄에 홈플러스 출신의 김상현 부회장을 영입하고, 롯데백화점은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대표에게 맡겼다.

경민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이 전 사업 부문에서 경쟁력 제고를 위한 변화를 시도 중"이라며 "점진적인 변화가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 명품 선호 뚜렷…올해도 백화점 성장세는 지속 전망

전문가들은 올해도 백화점업계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들어 거시경제 불확실성은 커졌지만, 1분기에는 연말 상여 등에 따른 소득 효과가 유입되고, 명품 선호 현상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지난해 가격을 여러 차례 인상했음에도 명품 수요가 꺾이지 않고 있어 올해도 명품을 위주로 백화점 업계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 1월에도 백화점업계 매출은 두 자릿수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세계의 기존점포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31% 증가하고, 롯데백화점은 25% 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오미크론 변이로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있어 영업환경에 부정적이지만, 추가적인 방역 조치가 이뤄지기 전까지 회복세를 보이는 소비심리 추세가 훼손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업체들이 가격을 올려도 사겠다는 사람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올해도 명품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백화점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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