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발표하는 조성욱 위원장
(세종=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2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2.2.22 kjhpress@yna.co.kr


(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뉴욕과 파리 등 일부 노선의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과 운수권(정부가 항공사에 배분한 운항 권리)을 떼어내는 조건을 달았고, 운임 인상도 제한했다.

공정위는 22일 경쟁제한성이 있는 국내외 여객 노선에 대해 10년간 슬롯과 운수권을 이전하도록 조건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통합항공사는 슬롯·운수권 이전이 완료될 때까지 운임을 인상하거나 죄석을 줄이는 것도 금지된다.

공정위는 지난해 1월 기업결합 신고가 접수된 이후 심사 전담팀을 꾸려 여객 및 화물분야 경제분석, 경쟁제한성 검토, 해외 경쟁당국과의 협의 등을 거쳤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를 하면서 국제선의 경우 소비자의 수요 대체성이 거의 없는 항공여객시장이라는 특성에 따라 도시와 도시 간(O&D, Point of Origin & Point of Destination) 왕복 노선별로 시장을 획정했다.

국내선은 O&D 시장으로 하되 편도노선으로, 내룩간 노선의 경우 고속철도를 포함했다.

통합 항공사는 국제선 10개, 국내선 6개 노선을 독점하는 등 항공운송시장 1위 지위를 더 공고히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수요 대체성은 높으나 다른 항공사로 구매를 전환하는 유인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통합 항공사는 슬롯, 공항시설 접근성 등 생산능력 측면에서도 우월해 경쟁사가 적기에 견제하기 어렵고 다수 해외공항에서 슬롯이 부족해 경쟁 항공사가 신규 진입하는데 제약이 있다.

공정위는 경제분석 결과 모든 북미·유럽 노선, 일부 중국·동남아 노선에서 가격 인상률이 높고 국내선은 제주-내륙 대부분 노선에서 가격 인상률이 높았다고 지적했다.

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국제선 운임 결정 때 경쟁사 운임을 벤치마킹하고 있어서 합병 이후 경쟁자가 사라진 상황에서 높아진 점유율을 토대로 운임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현재 양사 운임은 국토부 승인운임(상한선)의 30~50% 수준에 불과하다.

공정위는 항공화물운송 시장의 경우 경쟁사가 다양하고 슬롯 등 제약이 적어 신규 진입이 용이한 점 등을 고려해 모든 노선에서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봤고 항공기정비시장 등 기타시장 역시 점유율 등을 고려해 경쟁제한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경쟁제한성이 있는 노선의 운수권과 슬롯을 다른 항공사에 개방하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항공운송시장 불확실성을 감안해 개방이 이뤄질 때까지 운임을 인상하지 않는 등 행태적 조치를 부과했다.

통합 항공사는 경쟁제한성이 있는 26개 국제노선 및 8개 국내노선에 신규 항공사가 진입하거나 기존 항공사가 증편할 때 국내공항 슬롯을 반납해야 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중 1곳 점유율이 50% 이상인 경우 합병으로 늘어난 탑승객수를 감소시킬 수 있는 슬롯만큼 반납해야 한다.

양사 점유율이 모두 50% 미만인 경우에는 양사 합산 점유율을 50% 이하로 줄일 수 있는 슬롯만큼 반납해야 한다.

26개 국제노선 중 운수권이 필요한 11개 노선에 대해서는 새 항공사가 진입하려고 할 경우 사용 중인 운수권을 반납해야 하며 실제 운수권 이전 개수, 이전 대상 항공사 등은 공정위가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이밖에 통합 항공사는 외국 공항의 슬롯 이전, 국내공항 시설 이용 협력 등을 신규 진입 항공사가 요청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공정위는 항공기 확보 등 신규 항공사의 진입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그때까지 통합 항공사가 운임을 높이거나 서비스를 축소해 소비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했다.

통합 항공사는 이러한 조치를 기업결합일로부터 10년간 이행해야 하며 외국 경쟁당국이 다른 시정조치를 내놓을 경우 공정위 전원회의를 통해 수정·보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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