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최근 국민연금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손을 잡고 상장 부동산투자신탁(REITs·리츠)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국내외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면서 글로벌 리츠 투자펀드에 투자액을 늘려왔는데 국내 상장 리츠에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게 됐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미래에셋운용과 2천500억원 규모로 한국 상장 리츠에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출자액은 국민연금이 2천200억원, 미래에셋운용은 300억원으로 알려졌다.

해당 펀드는 국내 상장 리츠에 집중적으로 투자된다. 상장된 리츠를 매매할 수도 있지만 상장을 앞둔 리츠(프리 IPO)나 상장 리츠의 대규모 매매(블록딜) 등이 주된 투자 대상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은 이미 기관투자자 중에서도 리츠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곳 중 하나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대체투자 비중을 늘려나가는 과정에서 리츠에 대한 관심을 더 키우는 중이다.

앞서 이달 초에는 국민연금이 SK의 종합 부동산 투자 계열사 SK디앤디와 2천600억원 규모로 리츠에 투자하기로 협약을 맺기도 했다. SK디앤디의 자산운용 전문 자회사 디앤디인베스트먼트(DDI)와 국민연금은 국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2천억원 규모의 'JV리츠'를 설립하고 SK디앤디가 6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다.

국민연금이 민간 부동산 개발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 것은 SK디앤디가 처음이다. 국민연금은 이달 들어 민간 개발사에 이어 민간 자산운용사와 리츠 투자 협약을 잇달아 추진하며 리츠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2020년 12월엔 미국의 러셀 인베스트먼트와 리츠 등 글로벌 상장 부동산 상품에 투자하는 협약을 국민연금이 맺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러셀이 운용하는 글로벌부동산증권(GRES) 펀드에 10억달러를 출자했는데 이 펀드는 주택과 사무실, 물류창고,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자산을 기초로 하는 글로벌 리츠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다.

국민연금이 상장 리츠의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것은 공모 부동산 자산에 대한 투자액을 늘려 대체투자 자산군 내 균형을 맞추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현수 당시 국민연금 부동산투자실장은 러셀과의 협약을 맺은 뒤 "상장 부동산 투자 역량을 확대하고 사모 중심의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공모와 사모 부동산 시장 사이의 잠재적인 가격 격차를 파악하고 포트폴리오 위험 조정 수익을 전반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 리츠에 투자하는 것은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 기조로 돌아서면서 부동산 가격도 조정받을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유동성이 빠르게 빠져나가면 실물 자산은 유동화하기 어렵다는 난점이 있다. 상장 리츠는 공개시장에서 거래되는 만큼 실물 자산보다 현금화하기 쉬워 긴축 국면에선 실물 부동산보다 더 매력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 전주 본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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