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신음하던 항공업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또다시 직격탄을 맞았다.

에너지 대란으로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은데다 환율 상승으로 운영 비용도 급증해 항공업계가 이중고에 직면하게 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뉴욕 유가는 13년 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하는 급등세를 보였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으로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를 유럽 동맹국들과 논의 중이라고 밝힌 것이 유가 폭등을 불렀다.

미국 의회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법안을 처리할 예정인 가운데 에너지 위기는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가 현실화하면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러시아 에너지 담당 부총리는 러시아 제재가 이어질 경우 유가가 300달러 이상 폭등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와 지정학적 긴장 지속에 따른 금융 시장 충격으로 환율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12.90원 오른 1,227.1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2020년 5월 28일 종가 1,238.50원 이후 1년 9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여행 수요 개선 기대를 했었으나, 고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가 상승으로 암초를 만나게 됐다.

대한항공의 경우 작년 연료비가 1조8천억원에 달해 2020년의 1조2천474억원과 비교해 44.3% 증가했으며, 올해 1분기도 6천59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연간 유류 소모량이 평균 3천만배럴에 달하며, 배럴당 유가가 1달러 변동하면 약 3천만달러의 손익 변동이 발생한다.

항공기 리스비와 유가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사들은 환율 상승에 따른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영업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대한항공의 경우 순외화부채는 약 19억달러 수준이고 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49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하며, 재무제표상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19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도 환율이 10% 상승하면 세전 순이익이 약 4천억원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대형 항공사들이 물류 병목현상으로 화물 운송 가격이 증가해 화물 사업이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일것으로 예상했으나, 유가 상승과 환율로 인한 원가 부담으로 실적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항공의 올해 영업이익은 1조2천2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7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저비용항공사(LCC)는 현재 국제선 운항 중단으로 연료 소비는 크지 않지만, 고유가에 실적 회복이 늦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인상돼 탑승객이 부담하는 항공운임 총액이 늘어나면서 여행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달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6단계가 부과돼 편도 기준 거리 비례별로 1만800원~8만400원이 부과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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