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석열 정부의 초대 경제팀 면면이 드러났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 등 친시장주의자로 경제 활력 제고에 방점을 둔 진용을 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단 주요 경제단체들이 윤 당선인에게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한 것에 대한 대답으로 충분해 보인다. 앞서 경제단체들은 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 건의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장관 후보자
출처 : 연합뉴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는 만큼 기업에 자본을 대는 투자자들에 대한 처우도 공정해질 것인가. 이 부분이 새로운 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국 증시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한국증시 투자자들은 기업 내부자의 일탈 행위와 부도덕한 자기 이익 추구에 자주 당해온 쓰라린 경험을 가지고 있다. 최근 상장폐지에 몰린 신라젠, 엄청난 규모의 횡령 사건이 벌어진 오스템임플란트뿐만 아니라 최근 LG화학에서 물적 분할된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으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 우려 등은 한국 증시에 대한 신뢰를 더 깎아내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는 급증했고, 이 결과 가계 보유자산의 내용도 크게 바뀌었다. 한국은행의 '2021년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의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92조5천억원으로 1년간 36조9천억원 늘어 2009년 통계 편제 이래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전체 금융자산 내 주식의 비중도 2020년 말 19.4%에서 지난해 말 20.8%로 늘어 처음 20%를 넘어섰다. 동학개미가 기업의 자금줄로도 큰 몫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주식발행 규모는 64조원에 달한다.



한국은행 자금순환 동향
출처 : 한은






기업이 과거 은행 대출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자금조달선을 갖게 되는 것은 분명히 좋은 환경이다. 그래서 이렇게 기업하기 좋은 여건이 계속 조성되려면 동학개미를 포괄한 투자자에 대해 합당하고 공정한 대우를 해주는 것이 중요한 선결 조건이다. 투자자를 외면하고 불공정하게 대하면서 기업만 잘 될 수 있을까. 새 정부 출범을 준비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반드시 이 점에 대한 입장을 뚜렷이 해주길 동학 개미들은 바라고 있다. 코리아디스카운트는 철저히 우리 내부의 문제에서부터 시작한다. 국내 투자자들도 등을 돌리는데 해외 투자자들의 유입을 바라는 것은 모순일 것이다. (투자금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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