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비상장법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의 합병을 추진 중인 동원산업이 소액주주들의 반발에 합병비율을 조정했다.

동원산업은 동원엔터프라이즈와의 합병 비율을 1대 2.7023475으로 정정한다고 18일 공시했다.

애초 합병비율은 1대 3.8385530이었다.

합병비율을 지배주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산정하기 위해 동원산업 가치를 낮게 평가해 소액주주들에게 불합리한 합병을 추진한다는 비판을 수용한 셈이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최대주주는 지분 68.27%를 보유한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다.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는 결국 이사회를 열고 동원산업의 합병가액을 기준시가가 아닌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변경해 종전 24만 8천961원에서 38만 2천140원으로 53.5%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그간 주주들이 주장해온 대로 합병가액을 시가 기준에서 자산 기준으로 바꾼 것이다.

지난 4월 동원산업이 합병을 발표한 이후 소액주주들은 동원산업이 오너에게 유리하도록 동원엔터프라이즈의 가치는 높게 평가하고, 합병하는 법인인 동원산업의 가치를 낮게 책정했다고 비판했다.

현행법상 합병 때 회사 가치는 시가와 순자산가치 중 선택할 수 있는데 동원산업이 굳이 회사 가치가 저평가되는 시가를 기준으로 합병 가치를 산정했다는 지적이다.

기존의 합병 비율대로라면 동원산업 주주들의 지분율은 4.5%가 줄어 1천250억원의 손해를 보게 되는 반면 오너 일가의 지분은 5% 넘게 늘어 1천400억원 이상의 이득을 볼 것으로 추산됐다.

기업이 합병을 추진하면서 소액주주들의 요구를 반영해 합병 비율을 변경한 사례는 드물지만, 동원산업은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합병 비율을 변경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동원산업은 지난 4월 7일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 합병하기로 하고 한국거래소에 우회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합병이 마무리되면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산업에 흡수되고, 동원산업이 동원그룹의 사업지주회사가 된다.

이를 통해 양사가 가진 장점이 시너지를 발휘해 향후 성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스타키스트, 동원로엑스 등 손자회사였던 계열사들은 자회사로 지위가 바뀌어 더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경영 효율성을 증대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적법성을 넘어 적정성까지 고려해 합병 비율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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