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최정우 기자 = 아워홈의 남매간 경영권 분쟁에 사모펀드 KCGI가 참전할 지 주목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故) 구자학 아워홈 전 회장의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씨가 경영권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KCGI가 구미현씨 보유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는 라데팡스파트너스를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고, 자신들이 보유한 지분 각각 38.56%와 20.06%(자녀지분 포함)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고 구자학 전 회장의 1남 3녀 자녀들이 아워홈 지분 99% 정도를 보유 중인데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가 보유한 지분은 58.62%에 달한다.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의 지분 매각 성사 여부에 따라 아워홈의 경영권 향방도 크게 출렁일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아워홈을 이끌고 있는 구지은 부회장의 지분은 20.67%에 불과하고, 구지은 부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차녀 구명진씨의 지분 19.60%를 더해도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없다.

당초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는 자신들의 지분을 묶어 경영권과 함께 매각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 양측 간 균열이 생기면서 변수가 되고 있다.

구미현씨는 지분을 더 높은 가격에 매각하기 위해 주요 투자자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현씨는 구 전 부회장이 이사진 교체를 위해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청에도 동참했으나, 최근 입장을 번복했다.

유리한 조건으로 지분을 매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KCGI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KCGI는 아워홈 오너 일가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자금 모집을 위해 주요 출자자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KCGI는 이와 관련한 사실관계 자체를 부인하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IB업계 관계자는 "KCGI가 일부 공제회 등 출자자들에게 아워홈 투자를 위한 설명회 등을 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만일 KCGI가 구미현씨의 지분을 인수하게 된다면 아워홈 남매간 경영권 분쟁에서 강력한 '스윙보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은 구지은 부회장 측의 '백기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는 KCGI를 이끄는 강성부 대표와 구지은 부회장에 우호적인 구명진씨의 남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과의 인연에서 비롯된다.

강성부 대표가 과거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참전했을 때 KCGI에 자금을 지원한 곳이 메리츠금융이다.

당시 조정호 회장은 조카인 조원태 한진칼 회장이 아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러한 인연이 이번 아워홈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 과정에서도 연결될 수 있다는 게 IB업계 관계자들의 예측이다.

아워홈은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3남 고 구자학 회장이 2000년에 설립한 회사로, 기업간거래(B2B) 식자재 유통업과 식품 제조사업, 단체급식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 매출 1조9천억원대, 영업이익률 4%대를 거뒀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보복 운전 논란으로 유죄를 확정받은 뒤 여동생들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패하며 지난해 경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새로운 이사 48명을 선임하기 위한 임시주총 소집을 요청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했다.

아워홈을 이끄는 구지은 부회장 측이 "명분 없는 경영복귀 시도다"라고 비판하자, 자신과 구미현씨가 보유한 지분을 모두 매각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맞대응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미현씨가 독자 행동에 나서기로 하면서 아워홈 경영권 분쟁도 예측이 어려운 수 싸움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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