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김현수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부동산투자실장이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의 부동산 투자운용사로 이직하게 되면서 국민연금 대체투자 운용역들의 '인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알리안츠의 부동산 투자계열사 알리안츠 리얼 에스테이트(RE)에서 아시아 지역을 총괄하게 될 예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알리안츠의 최고위 투자기구인 주식투자위원회에도 속하면서 글로벌 운용전략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게 된다.

김 전 실장은 작년 11월 국민연금을 떠난 뒤 최근까지 가족들이 있는 싱가포르에서 휴식을 취해왔다. 하지만 국민연금에서의 경력을 탐내는 하우스들이 많아 글로벌 부동산 투자기관으로 옮기지 않겠냐는 전망이 많았는데 결국 알리안츠 계열로 옮기게 됐다.

김 전 실장은 지난 2013년 제너럴일렉트릭(GE)의 부동산 계열사 GE리얼에스테이트의 한국법인에서 국민연금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해외부동산팀에서 줄곧 근무했고 차장을 거쳐 2015년부터 해외부동산팀장을 맡은 해외 부동산 전문가다. 국민연금이 2019년부터 대체투자부문을 부동산투자실과 인프라투자실, 사모·벤처투자실로 재편한 뒤로는 부동산투자실장을 맡아 국민연금의 부동산 투자를 이끌어왔다.

김 전 실장은 국민연금에 있는 동안 굵직한 부동산 투자를 성사시키거나 주요 글로벌 운용사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약 2년간 국민연금은 독일 알리안츠(23억달러), 미국 운용사 스톡브릿지캐피털(20억달러), 미국 부동산개발업체 하인즈(15억달러), 미국 부동산투자회사 티시먼스파이어(15억달러) 등과 잇달아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며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이 과정에서 김 전 실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투자회사가 파트너십 체결 후 발표한 보도자료에 스캇 김(김 전 실장의 영문명)의 코멘트가 어김없이 실린 것은 그만큼 그의 책임이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 전 실장에 앞서 국민연금 출신으로 부동산 분야에서 실력을 입증한 '선배'가 강영구 이지스자산운용 대표다.

이지스의 캐피털마켓 및 리츠 부문을 책임지는 강영구 대표는 2004년 국민연금에 합류해 2015년 이지스로 떠나기 전까지 약 10년간 국민연금의 해외 대체 투자 체계를 구축했다. 그가 입사했던 시기 국민연금은 대체투자를 막 키워나가기 시작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전략과 체계가 아무것도 없는 '맨땅' 수준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강 대표는 안정적인 코어(core) 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일조했고 해외 부동산 투자 체계의 기초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해외 부동산팀장을 맡던 시기 국민연금이 런던의 HSBC타워와 베를린의 소니센터를 사들였는데 글로벌 시장의 변방에 머물렀던 당시로선 획기적인 투자로 회자되고 있다.

강 대표가 합류한 뒤 이지스는 부동산 시장에서 확고한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리서치 기관인 IREI에 따르면 이지스의 아시아 부동산 운용자산(AUM)은 지난해 11월 기준 약 270억달러로 전 세계 2위로 조사됐다. 아시아 부동산 자산만 따로 집계한 것이지만 운용자산이 비약적으로 빠르게 느는 추세다. 2017년에는 해당 조사에서 이지스의 순위가 7위에 불과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강 대표와 김 전 실장은 국민연금 재직 당시에도 친밀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강 대표가 김 전 실장에 힘을 실어줬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두 사람의 리더십이 해외 부동산 화장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최근 배학진 국민연금 미주사모투자팀장이 SK스퀘어에 부사장으로 영입됐고 손상욱 인프라 투자팀장은 IMM크레딧솔루션에 상무로 영입되는 등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인력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국민연금 출신이 대체투자 시장에서 잇달아 러브콜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다른 기관에선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해외 네트워크다.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는 특히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한데 해외 기관 투자자와 교류해 본 경험은 국민연금 출신만의 뚜렷한 강점이라는 것이다.

연기금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 자산의 질만큼 중요한 게 해외 운용사와 좋은 관계를 쌓는 것"이라며 "해외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현지 사정을 잘 아는 파트너가 필요한데 국민연금 출신은 그런 점에서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투자금융부 진정호 기자)

국민연금 전주 본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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