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의 러시아중앙은행. 연합뉴스 자료 사진

(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러시아 주식이 사실상 가치가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손실을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주가지수는 여전히 낮고 기업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CNBC와 마켓워치에 따르면 신용디폴트스와프(CDS) 시장에 내재된 향후 5년 동안 러시아 최대 기업이 디폴트를 선언할 확률은 80% 이상으로 급등했다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분석했다.

이는 전쟁 이전의 20%대에서 급격히 오른 수준이다.

러시아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MOEX 지수는 올해 초반보다 36% 이상 하락한 상태다.

MSCI의 분석 모델은 주가가 0이 됐을 경우 디폴트를 선언할 것이라고 가정한다. 하지만 러시아 주식 시장을 CDS 시장과 비교하면 가격이 사실상 0이나 다름없다고 MSCI는 분석했다.

MSCI는 현재 러시아 정부로부터 제한을 받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 그룹인 주식 투자자들은 기업의 디폴트 확률을 글로벌 신용 시장에서 부여하는 것보다 훨씬 낮게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시장별 투자자 간의 단절에서 오는 차이일 수도 있다.

MSCI는 "이는 한 시장에서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다른 시장에서는 거래를 하지 않는 단절로 설명될 수 있다"며 "대부분의 외국인은 러시아 주식을 거래할 수 없으며, CDS는 단지 기관투자자만 할 수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러시아의 기술적 디폴트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언급됐다.

미 재무부는 지난 25일 러시아 정부가 해외의 러시아 채권 보유자에 이자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한 유예 조치를 종료했다.

이로 인해 기술적인 러시아 정부의 디폴트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러시아 CDS시장에서 디폴트 확률이 크게 반영되는 왜곡이 일어났을 수 있다고 MSCI는 분석했다.

MSCI는 "제재로 인한 채권 상환이 어려워지면서 기업이 실제로 파산하지 않아도 쿠폰 이자나 원금을 다른 이유로 지급할 수 없어 기술적 디폴트가 유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MSCI는 "러시아 기업이 계속 운영되고, 수익을 창출해 배당금을 줄 수 있다"면서도 "이는 러시아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소수의 일부 투자자들에만 가치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대조적으로 러시아 주식은 CDS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치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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