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동남아시아 여행단들이 잇따라 국내 면세점을 방문하면서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겨 실적 회복이 더딘 면세업계에 가뭄의 단비가 되어주고 있다.

국제선 항공편이 조기 정상화 조짐을 보이고 있고, 공항 면세점 임대료 지원책이 연장되면서 면세업계에서는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치고 있다.

2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여행사 대표단이 지난 16일 신라면세점 제주점에 단독으로 방문했다.

싱가포르 국적 스쿠트항공이 지난 15일부터 제주국제공항에 정기 직항노선 운항을 시작하면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여행객과 현지 여행사 대표단이 4박 5일 일정으로 방한한 것이다.

앞서 지난 6일에도 태국 전세기 단체 관광객 170여 명이 신라면세점 제주점을 방문해 2시간 남짓 면세 쇼핑을 즐겼다.

신세계면세점에도 지난 17일 태국 교육부에서 온 단체관광객 약 130명이 방문했으며, 지난 7일에는 인센티브 단체관광객 150여 명이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을 방문했다.

그간 소규모 그룹으로 한국을 찾은 여행객들은 있었지만, 이같이 100명 이상의 대규모 인센티브 단체 관광객이 방문한 것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처음이다.

동남아시아 여행단이 잇따라 한국을 찾으면서 면세업계에서는 관광 재개와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주요 고객인 중국 관광객은 제로 코로나 정책의 여파로 회복되지 않았지만, 동남아시아 단체 관광객들의 잇따른 방문이 단비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면세업계에서는 동남아시아 고객을 위한 라이브방송을 하고, 추가 엘리베이터 설치 등을 통해 손님맞이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싱가포르 인플루언서 2명의 페이스북 채널을 통해 K-패션 브랜드를 소개하는 라이브방송을 진행하고, 아크메드라비와 에비수 등 국내 인기 패션 브랜드 11개와 K뷰티를 대표하는 '라네즈'를 동남아시아 고객들에게 소개했다.

롯데면세점은 외국인 방문객을 맞이하기 위해 본점에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 3대를 추가로 설치했다.

약 2년 간의 공사를 거쳐 지난 4월부터 운행을 시작했으며, 옥외 주차장 3층과 연결되어 단체관광객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면세점으로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다.

신라면세점은 현지 승객여행사뿐 아니라 국내 인바운드 여행사와의 네트워크를 활발히 다시 구축하고 있다.

해외 관광객들의 방문에 대비해 상품 구색을 재정비하고,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이 쇼핑하기에 편리하도록 통역 지원 등 쇼핑 편의성을 높였다.

최근 국토부가 인천국제공항과 한국공항공사의 상업·업무용 시설 임대료 감면 기간을 올해 12월 말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한 점도 호재다.

하늘길이 열렸지만, 면세점업계의 실적은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면세업계 매출은 1조3천833억원으로, 전월보다 17% 감소했다.

면세점을 찾은 내·외국인 수는 전월 대비 늘었지만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따이공(보따리 상인)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에도 신라면세점을 제외한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 모두 적자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시아에서 K팝 등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도 크고, 여행 수요도 커 점차 방문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동남아시아에 이어 점차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의 여행 수요도 재개되면 실적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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