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기업공개(IPO) 시장의 '빅3'인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하반기에도 리그테이블 순위 올리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상반기 최대어였던 LG에너지솔루션의 IPO에서 주관사로 참여하지 못해 순위에서 크게 뒤쳐진 것이 하반기에도 그대로 이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

한국증권은 올해 상반기에 리그테이블 9위에 그쳤고, NH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10위와 11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이 1위, 한국증권과 NH증권이 각각 3위와 4위에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LG에너지솔루션 주관사로 참여하지 못했던 게 큰 타역이었다.

하반기에 쏘카와 현대오일뱅크, 케이뱅크 등 대어급 기업들이 줄줄이 IPO를 준비 중이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사이즈' 자체가 워낙 컸던 탓에 리그테이블 순위 변동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증권, 미래에셋증권이 주관사를 맡은 쏘카·현대오일뱅크·케이뱅크 등이 최근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하고 공모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대표주관사를 맡은 쏘카가 하반기 대어 중 가장 먼저 상장할 예정인데, 지난달 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오는 8월 초 공모를 진행하는 일정을 계획했다.

다만 증시 급락으로 공모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점을 고려해 공모규모와 공모가를 줄이면서 주관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으로 모빌리티·플랫폼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자 쏘카와 주관사단은 직전 구주매출 당시 책정된 투자 단가보다 공모가 희망범위를 낮게 설정했다.

또한 큰 규모의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할 것을 우려해 구주매출 없이 전량 신주 발행을 택하고, 기존 주식 수 대비 14% 수준의 물량만을 공모 시장에 내놓으면서 공모 규모 자체도 1천500억원대로 비교적 적게 잡았다.

현대오일뱅크와 케이뱅크의 대표 주관사를 맡은 NH증권 역시 두 기업의 IPO로는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실적을 쌓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현대오일뱅크와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를 각각 10조원, 8조원 수준으로 추정했는데, 쏘카와 마찬가지로 위축된 증시를 고려해 할인율을 높여 다소 보수적인 방식으로 몸값을 책정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쏘카와 마찬가지로 구주매출 없이 전량 신주 발행을 고려할 경우 주관사단의 인수 물량 자체가 상대적으로 적어지는 효과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는 신규 상장 기업이 통상 공모 과정에서 전체 발행 주식의 2~30%를 공모하면서 공모 물량의 30% 수준을 구주매출로 채워왔으나, 올해는 상장 완주에 방점을 찍고 공모 물량 자체를 줄이는 기업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가 예상 기업가치인 10조원에 30% 할인율을 적용해 전체 물량의 20%에 해당하는 물량만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한다면, NH증권을 포함해 주관사단이 쌓을 수 있는 실적은 총 1조4천억원대로 계산된다.

또한 현대오일뱅크의 주관사단에는 NH증권, KB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 등 대표주관사와 세 곳의 증권사가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기에 대표주관사인 NH증권에 실제로 배정될 인수 물량은 3천~4천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이 LG에너지솔루션 IPO를 통해 2조8천억원 수준의 주관 실적을 쌓은 것을 고려하면, 하반기 예정된 3사의 IPO가 순항한다고 하더라도 순위를 뒤집을 정도의 실적을 쌓기는 어려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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