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6일 사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 원장은 이날 입장 자료에서 "총리께서 정부와 국책연구기관 사이에 다름은 인정될 수 없고 저의 거취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에 크게 실망했다"면서 "생각이 다른 의견에 총리께서 귀를 닫으시겠다면 제가 KDI 원장으로 더 남아 있을 이유는 없다"고 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홍 원장을 두고 "우리랑 달라 같이 갈 수 없다.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원장 눈치 보지 말고, 자신의 의견만 보고서에 담아라'는 제가 원장으로서 연구진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떠나더라도 KDI 연구진은 국민을 바라보고 소신에 따라 흔들림 없는 연구를 수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부연했다.

홍 원장은 "정책은 생각이 다른 사람들 사이의 활발한 토론과 치열한 논쟁을 거치면서 올바른 방향을 찾아간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치열한 토론을 이끄는 것이 국책연구기관의 역할 중 하나"라며 "총리께서 정부와 국책연구기관 사이에 다름은 인정될 수 없고 저의 거취에 대해 말씀하신 것에 크게 실망했다"고 했다.

홍 원장은 지난 4월 KDI 콘퍼런스에서 진념 전 부총리가 언급한 'KDI는 특정 정권의 연구원이 아니라 국민의 미래를 여는 연구원이 돼야 한다'는 말도 인용했다.

그는 "지난주 총리께서 연구의 중립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법률의 취지와 달리 '같이 갈 수 없다. 바뀌어야 한다'고 한 것은 연구의 중립성과 법 취지를 훼손시키는 부적절한 말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의 거취에 관해 언급하실 무렵 감사원이 KDI에 통보한 이례적인 조치도 우려된다. 총리께서 KDI와 국책연구기관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연구에만 몰두하고 정권의 나팔수가 돼야 한다면 국민 동의를 얻어 법을 바꾸는 게 순리"라고 했다.

홍 원장은 "총리께서는 부디 다름을 인정하시고 연구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셔서 복합위기를 극복하고 대전환의 시대를 선도하시길 소망한다는 말씀만 남길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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