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중국 봉쇄정책과 달러 강세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면세업계가 정부의 면세 한도 상향 조치에 반색하고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 말부터 상향된 면세 한도가 적용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매출 반등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후 간담회에서 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를 800달러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면세 한도는 600달러로, 지난 2014년 이후 8년간 유지돼왔다.

앞서 정부는 면세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3월 구매한도 5천달러 규제를 폐지했지만, 면세한도 600달러 규제는 유지되며 면세점 소비 진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2014년 3천95만원에서 지난해 4천25만원으로 약 30% 증가했고, 관광산업과 면세업계의 회복이 더딘 점 등을 고려해 면세한도를 올리기로 했다.

면세업계에서는 이번 면세한도 상향 조치에 대해 화색을 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외국인 관광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국인 소비 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면세한도 상향뿐만 아니라 앞서 구매한도 폐지와 이달 시작한 면세품의 해외 판매 허용 등 정부가 잇따라 규제를 완화하며 지원책을 펼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면세업계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하늘길이 막히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들어오지 않으며 실적이 좀처럼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4천5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조3천800억원을 거둔 지난 4월보다는 반등한 것이지만, 코로나19 이전 2조원 대 매출을 거뒀던 것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내국인 매출은 1천225억원으로 1천억원이었던 전월보다 증가했고, 외국인 매출도 1조3천310억원으로 소폭 반등했다.

올해 들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매출이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면세업계는 최근 달러화 강세에 따른 고환율과 중국의 봉쇄 정책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달러·원은 최근 13년만에 1천320원을 돌파하는 등 환율이 치솟으며 달러화로 제품을 판매하는 면세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백화점보다 면세품 가격이 더 비싼 가격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면세업계에서는 해외여행 자가격리가 면제된 내국인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실적 회복을 노리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업계 최초로 유료 멤버십 '신라앤'을 출시하며 포인트와 여행사 제휴 혜택 등을 통해 충성고객 잡기에 나섰다.

롯데면세점도 최근 현대카드와 손잡고 사용처와 관계없이 면세점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면세점 이용 고객을 위한 전용카드를 출시했다.

이달부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면세품의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면서 역직구 온라인 플랫폼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이 지난 15일부터 인터넷면세점 중국몰에서 한국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하는 역직구 서비스를 시작했고, 롯데면세점도 지난달 중국과 일본 등 9개 해외국가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역직구 플랫폼을 열었다.

업계 관계자는 "리오프닝이라고 해도 외국인들의 여행 수요가 회복하지 않으면서 업계에서는 아직 내국인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국인들은 객단가와 면세한도가 일치하기 때문에 한도 200달러 인상된 만큼이 매출 증가분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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