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카카오뱅크 상장 1주년. 국내외 경제여건과 금융환경 변화로 그사이 주가도 반 토막이 됐다.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의 주가 성과부진이 엉뚱하게도 시중은행 KB국민은행의 재무성과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 6일 상장 첫날 6만9천800원에 시작한 주가가 지난 5일 3만2천300원으로 52.87% 급락했다. 한때 9만4천400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1/3 수준이다.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하며 '국민주' 반열에 오른 카카오뱅크의 주가 급락은 개인투자자들만의 고민이 아니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하는 시중은행의 대표격인 국민은행에도 타격이다. 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의 투자사인 탓이다.

국민은행의 카카오뱅크 보유지분율은 3월 말 기준 8.00%(보통주 주식수 3천809만7천959주) 수준이다. 카카오(27.20%)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3.20%)에 이어 3대 주주에 해당한다.

카카오뱅크 주가 급락은 국민은행의 BIS총자기자본비율에 영향을 미쳤다. 국민은행의 올해 2분기 기준 BIS비율은 17.40%로, 전분기(17.70%)보다 0.30%포인트 하락했다. 기업대출이 늘어나며 위험가중자산(RWA)이 6조5천억원 급증했는데, 기타포괄손익이 감소하면서 자기자본은 5천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민은행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올해 2분기 2천67억원으로, 전분기보다 8천억원가량 줄었다. 여기에 카카오뱅크의 주가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을 매도가능자산으로 분류하고 있어 기타포괄손익으로 잡히고 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올해 2분기에 유독 부진했다. 지난 3월 말에는 5만1천600원이었던 주가가 올해 6월 말 3만250원으로 급락했다. 국민은행이 보유한 카카오뱅크 보통주 주식수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그 영향으로 국민은행이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 장부가액은 약 2조원에서 1조원으로 줄었다. 3개월 만에 1조원의 평가손이다.

물론 국민은행의 카카오뱅크 투자원금이 총 2천100억원가량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수익영역에 해당한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6년 카카오뱅크 지분을 100억원에 매입한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약 1천993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문제는 증권가의 카카오뱅크 목표주가가 계속 낮아지는 등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이달 하이투자증권,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교보증권, KB증권이 카카오뱅크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리며 각각 4만2천원, 3만7천원, 3만원, 4만5천원, 3만6천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전략적 관점에서도 고민하는 시점이다. 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 지분투자를 결정했던 것은 수익보다 인터넷은행의 전략을 들여다보겠다는 목적이 컸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과 차별적인 '플랫폼 역량'에서 더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수익은 21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4.6% 줄었다. 여전히 1등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플랫폼 역량을 어떻게 강화할지는 살펴볼 가치가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닌 전략적인 관점에서 카카오뱅크에 투자했지만, 전략적인 관점이 지금도 계속 필요하냐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책금융부 송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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