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2분기 증권사 외화예금은 달러 강세에도 해외 주식 투자 심리가 위축돼 크게 줄었다.

다만, 주가연계증권(ELS)의 발행잔액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헤지 비용 확보 차원에서 외화예금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외화예금 총액은 6조3천12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대비 약 19%, 전년 동기 대비로는 8% 줄어든 수준이다.

직전 분기 대비 외화예금이 가장 크게 줄어든 증권사는 NH투자증권으로 약 5천573억 원 감소했다. 그 뒤로 삼성증권이 4천991억 원, KB증권이 2천518억 원, 신한금융투자가 2천108억 원 줄어들었다.

반면, 외화예금이 가장 늘어난 곳은 메리츠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토스증권으로 각각 1천111억 원, 735억 원, 471억 원가량 늘어났다.

강달러 기조 속에서도 해외 주식 투자 심리가 위축돼 외화예금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말 고점을 경신했던 미국 증시는 올 초부터 약세를 띠었다. 특히 2분기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 스텝(75bp 인상) 등 가파른 금리 인상을 예고하자 해당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6.45%, 22.44% 하락했다.

2분기에도 달러-원 환율이 1,300원을 웃돌며 달러 자산의 미국 주식의 매력은 여타 증시 대비 커졌지만, 긴축 기조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로 국내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을 기피하게 된 셈이다.

연초 이후 달러-원 환율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2분기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393억 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약 24%가량 줄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부터 변동성이 커져 투자 심리가 위축된 측면이 있다"며 "금리가 크게 올라 주식 배당 수익률을 기대해도 금리 수준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내 펀더멘털 자체가 크게 훼손될 여지가 적음에도 환율이 빠르게 오르는 측면이 있다"며 "이 이상으로 환율이 상승한다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환 때문에 미국 주식 투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부연했다.

다만, ELS 발행잔액 증가로 헤지 비용이 커질 수 있어 증권사 입장에서는 외화예금을 쌓을 필요성이 이전보다 커질 수 있다.

ELS와 같은 파생상품은 고객에게 사전 약정된 수익을 상환 시점에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때문에 가치 변동을 헤지할 필요가 있어 그 규모에 따라 헤지 비용 역시 달라진다.

올해 글로벌 증시가 약세 국면에 접어들자 ELS 투자 수요는 위축됐다. 이에 ELS 발행 규모도 줄었지만, 미상환 잔액이 조금씩 늘면서 발행잔액 규모는 오히려 커졌다.

올해 2분기 동안 발행된 ELS 규모는 11조5천7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다. 반면, 6월 말 ELS 발행잔액은 44조52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4% 증가했다. 지난 7월 말 ELS 발행잔액은 44조5천904억 원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보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외화 관련 비즈니스에 따라 외화예금 규모 변동이 종종 나타난다"면서 "(ELS) 발행 헤지 비용 부담으로 예금 규모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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