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3고(高)' 현상에 따른 국내 경제의 위축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기업의 재고는 쌓이는 반면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특히 7월 산업활동동향에서는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하락하면서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광공업생산은 전달보다 1.3% 감소했다.

지난 4월(-3.2%) 이후 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광공업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 부문을 보면 반도체(-3.4%)와 기계장비(-3.4%), 기타 운송장비(-6.6%) 등이 부진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어가면 플래시메모리와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반도체 조립 장비와 웨이퍼 가공 장비 등 반도체 관련 생산이 감소했다.









재고는 쌓이고 있다. 반도체(12.3%)와 화학제품(2.1%), 기계장비(1.7%) 등 반도체를 중심으로 재고가 늘어나고 있다.

재고율을 의미하는 '재고/출하' 비율은 125.5%로 2020년 5월(127.5%)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재고율이 높아지는 것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 둔화 때문이다. 공급은 늘어나는데 수요가 받쳐주질 못하니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 대비 14.03% 하락한 2.88달러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이 아닌 반도체 기업은 최대 1년 수준의 재고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 재고가 쌓이고 있는데 기인한 것"이라며 "중국 봉쇄조치 여파 등으로 수요가 주춤하는 가운데 스마트폰 등 전방산업도 둔화하면서 재고가 쌓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매판매도 5개월 연속 감소다. 더욱이 5개월째 마이너스(-)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소매 판매는 대면 활동 증가, 면세점 화장품 판매 부진(중국소비 둔화), 물가 상승 영향 등으로 내구재와 비내구재를 중심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내구재를 중심으로 재화 소비가 워낙 높았던 기저효과라고 하지만 단순하게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최근 소비자물가가 오르면서 소비가 주는 이유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전제품과 통신기기·컴퓨터가 포함된 내구재는 0.8%, 화장품과 음식료품, 서적·문구가 속한 비내구재는 1.1% 각각 감소했다.

가계동향 조사결과를 봐도 2분기 가구당 평균소비성향은 66.4%로 1년 전보다 5.2%포인트 하락했다. 2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저다. 처분가능소득과 비교해 그만큼 실제 소비지출은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투자도 3.2% 감소했다.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5.8로 6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을 밑돌고 있다. 지수가 100이 넘으면 업황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이, 100보다 낮으면 업황이 나쁘다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특히, 비제조업의 경우 금리 인상이 상당한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게 정부 안팎의 분석이다.

이승한 과장은 "핵심 규제 혁파, 투자 세제지원 확대 등 기업투자 촉진을 위한 다각적 지원 노력을 지속하면서 수출 및 해외수주 활성화 대책을 차질없이 준비·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거시경제금융 회의를 통해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공급망 차질 등 리스크 발생 시 적기 대응하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취약부문 관리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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