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기준금리 인상과 예대금리차 공시 등으로 은행권 수신금리가 오르면서 높은 금리를 찾아 돈을 옮기는 '금리노마드'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요구불예금에 있었던 뭉칫돈을 금리가 높은 정기예·적금으로 옮기는 모습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8월 말 정기예금 잔액은 729조8천20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7월과 비교해 한 달 사이에 17조3천714억원 늘어난 규모다.

정기적금 잔액은 38조7천228억원으로 전월 대비 6천60억원 증가했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요구불예금 잔액은 659조6천808억원으로 전월 대비 13조6천793억원 감소했다.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올라섬에 따라 대기성 자금이었던 요구불예금을 빼 높은 금리의 예·적금 상품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기예금의 경우 금리가 높지 않던 작년 동월(632조696억원)과 비교하면 1년 사이에 무려 98조원 가까운 금액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인포맥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화면번호 4425)에 따르면 전일 기준 은행 전체 정기예금 최고 우대금리는 12개월 만기 기준으로 연 3.16%다. 지난해 9월 1일 기준 연 1.13%였던 것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예대금리차 공시로 수신금리를 인상할 유인이 있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정기 예·적금으로의 역머니무브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추세가 은행권의 조달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등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 급등에 따른 여파로 은행 정기예금으로 유동성이 몰리고 있어 조달 비용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3·4분기도 순이자마진(NIM) 개선은 지속될 것이지만 개선 폭이 둔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8개월째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8월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6조4천509억원으로, 전월 대비 9천857억원 감소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신용대출을 갚으려는 차주들이 늘어난 점도 대출 잔액이 줄어드는 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ywkim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2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