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달러-원 환율 고공행진도 발목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에 반도체업황 부진으로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당분간 월별로 적자가 반복되는 변동성 큰 흐름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상수지 흐름이 어려움을 지속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상수지는 국가가 교역 등 경제활동을 통해 다른 국가에서 벌어들인 소득이다.

우선 전체 수출 비중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09억6천만달러 수준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8% 감소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하락으로 26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문제는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공급 과잉과 재고 증가로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전 분기 대비 각각 13~18%, 30~35%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에 대해서는 "가격 붕괴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라고 했다.

아울러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제재,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수출길'이 좁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반도체 수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경제 성장률 3% 수준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무라증권은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7%로 1개월 만에 추가 하향 조정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약세는 고객사의 재고조정이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달러-원 환율의 고공행진,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등도 경상수지 개선을 막는 요소로 꼽힌다.

싱가포르 국제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주간 단위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지난 7월 28일 105.04달러를 찍고서 소폭 꺾였다. 8월 들어 현재까지 90달러대 초반 수준을 횡보하고 있다. 지난 15일 두바이유 종가는 93.66달러였다. 90달러대에서 한 달 넘게 큰 변화가 없는 셈이다. 달러-원 환율을 지속해서 상승해 1,400원 돌파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종합적인 이유로 내달 7일 발표하는 8월 경상수지는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이와 같은 부진한 흐름이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이미 경상수지의 흐름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무역수지는 에너지가격 급등으로 올해 들어 8월까지 247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956년 통계를 집계하고서 최대 적자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의 흐름대로만 본다면 최소한 내년까지는 과거 600억~700억달러 수준(연간)의 경상수지 흑자를 내던 것은 기대할 수 없다"며 "최악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흐름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우려했다.

지난 2008년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7억5천만달러에 그친 후 2009년 331억달러, 2010년 280억달러로 점차 회복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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