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3일(이하 미 동부시간)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긴축에 대한 우려와 영국 금융시장 불안 여파에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2%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72% 내렸고,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80% 떨어졌다.

미 국채 가격은 혼조세를 보였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이 이어진데다 영국 국채 매도세가 급증하면서 채권시장의 투자 심리가 위축돼 미 국채수익률이 엇갈렸다.

긴축 사이클이 길어지고, 최종 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에 경기 침체 우려도 지속됐다.

달러화는 주말을 앞두고 파죽지세의 강세 흐름을 재개했다.

연준이 독보적일 정도로 매파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풀이된 영향이 컸다.

영국 파운드화는 대규모 재정 정책에 대한 우려 등을 바탕으로 37년만에 최저치까지 폭락했다.

뉴욕유가는 달러 강세와 세계 경기 침체 우려에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경제지표는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발표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마킷) 글로벌에 따르면 9월 서비스업PMI 예비치는 49.2로 나타났다.

9월 수치는 직전월 43.7보다 높아졌으나 여전히 50을 밑돌았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45.3은 웃돌았다.

9월 제조업 PMI 예비치는 51.8을 기록했다.

이는 기준치인 50을 넘기며 업황 확장 국면을 유지했지만 전월치인 51.5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제조업 PMI 역시 월가 전망치인 51.2를 웃돌았다.

제조 및 서비스 부문의 활동을 추적하는 9월 합성 PMI 예비치는 49.3으로 전월 44.6보다 올랐다.

이날 파월 의장은 '연준이 듣는다'(Fed listens)' 행사를 주재하며 "나는 통화정책 결정이 사람들의 일상에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듣길 바란다"라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팬데믹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스며들었으며, 우리는 그동안 이러한 대화를 계속해왔고, (이를 통해) 귀중한 통찰력을 얻었으며, 이는 우리 정책에 계속 지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은 동시에 투명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으며 "예외적으로 이례적인 혼란"을 다루는 데 있어 이번 자리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화정책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86.27포인트(1.62%) 하락한 29,590.4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4.76포인트(1.72%) 밀린 3,693.23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98.88포인트(1.80%) 떨어진 10,867.93으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마감가 기준, 3만선 아래로 떨어지며 6월 저점을 하향 돌파해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S&P500지수는 장중 6월 저점(3,636.87)에 근접하며 3,647.47까지 하락했으나 이를 하향 돌파하지는 않았다. 마감가 기준 지수는 올해 6월 17일 이후 최저치를 다시 썼다. 나스닥지수도 올해 6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긴축 파장과 그에 따른 경기 침체 위험, 영국의 금융시장 불안 등을 주시했다.

연준은 앞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금리를 추가로 1.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을 비롯해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당분간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3.82%까지 올랐고, 2년물 국채금리도 4.27%까지 상승했다. 10년물 금리는 2010년 이후 최고치를, 2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다시 썼다.

골드만삭스가 올해 S&P500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기존 4,300에서 3,600으로 하향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이는 지금보다 4%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연준의 강도 높은 금리 전망치로 인해 향후 주가 밸류에이션이 타격을 입을 것을 고려한 조치다.

영국 정부의 감세안 발표에 영국 국채는 물론, 유럽 국채가 일제히 매도세에 시달리는 점도 시장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영국 정부는 이날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5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했다. 이러한 소식에 파운드화 가치가 달러화에 대해 1985년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그만큼 달러화 가치는 크게 올랐다는 의미다. 달러지수는 이날 113을 돌파하며 2002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국 국채인 길트 2년물 금리는 하루 만에 40bp(0.4%포인트) 이상 올라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10년물 금리는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탈리아 10년물 금리도 9bp 이상 올랐고, 독일 10년물 금리도 5bp 이상 올랐다.

대규모 적자 재정은 영국 경제의 침체 위험이 커진 상황에서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영국 중앙은행은 이미 영국의 경기 침체를 예고한 바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는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9.2로 직전월인 43.7보다 소폭 높아졌으나 여전히 50을 밑돌아 위축 국면에 있음을 시사했다. 제조업 PMI는 51.8을 기록해 확장세를 유지했으나 전월의 51.5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에너지 관련주가 6.75% 하락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이날 국제유가가 달러 강세와 경기침체 우려에 배럴당 5% 이상 하락한 것이 에너지 관련주에 타격을 미쳤다.

임의소비재와 자재(소재), 산업, 통신, 필수 소비재 관련주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긴축과 그에 따른 경기 침체 위험이 기업의 실적에도 타격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ING의 앙투안 부베 선임 금리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모든 중앙은행이 같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고 애쓰고 있다"라며 "연준의 어조는 매우 분명하다. 경제에 가해지는 고통과 상관없이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이라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 선임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 금리 인상을 더 가파르게 해야 한다는 우려가 있다"라며 "(기업의) 실적이 지금까지는 회복력을 보였지만, 이러한 회복력이 시험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LPL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는 CNBC에 "시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에서 공격적인 연준 기조에 대한 우려로 분명하고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라며 "채권 금리가 수년간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이는 연준이 무언가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물가 안정에 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고 체계를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 파운드화가 하락하고 유럽 증시가 2% 이상 떨어진 것과 관련해서는 "이는 시장이 해결하려고 애쓰는 전 세계적인 거시경제 혼란"이라고 요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11월에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71.1%에 달했다.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28.3%를 나타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2.57포인트(9.40%) 상승한 29.92를 나타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거래일 3시 기준보다 0.60bp 하락한 3.693%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 3시보다 7.20bp 오른 4.207%였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 3시보다 2.50bp 하락한 3.613%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거래일 -43.6bp에서 -51.4%로 마이너스폭이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2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이날 4.27%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로써 2007년 10월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2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이번 주에 4%를 웃돈 후 줄곧 고공행진을 펼쳐왔다.

10년물 수익률은 장중 3.82%까지 급등했다. 이 역시 2010년 4월 이후 최고치다. 하지만 10년물 수익률은 오후에는 반락했다.

30년물 미 국채수익률 역시 한때 3.71%까지 올라 2014년 3월 이후 고점을 새로 썼으나 오후에는 3.60%대로 하락했다.

주간으로 보면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지난 16일 금요일 오후 3시보다 24.20bp 급등했고, 2년물 수익률은 34.90bp 올랐다.

30년물 수익률은 한 주 만에 9.50bp 상승했다.

이날 오전 채권 매도세가 나타난 것은 영국 국채 매도세가 집중된 영향이 컸다.

전일 잉글랜드은행(BOE)이 미 연준 75bp 금리 인상에 이어 50bp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 인상 폭에 주목했다.

미국보다 금리 인상폭이 적게 나타나면서 파운드화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아울러 이날 영국 정부가 감세안을 내놓으면서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한 긴축 정책의 효과는 크게 약해졌다.

쿼지 콰텡 영국 재무부 장관은 하원에서 이른바 '미니 예산안'을 발표해 소득세와 주택을 살 때 내는 인지세를 인하하고, 법인세 인상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

이는 5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세안으로, 경제 성장을 위한 것이지만 오히려 성장 목표 달성은 쉽지 않고, 인플레이션 대응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으로 기울었다.

영국 2년물 수익률은 한때 3.95%대로 고점을 높였다.

이는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물 영국 국채수익률 고점은 3.87%대로 높아져 2011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이어 일본을 제외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대응에 나서면서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금리 인상 사이클이 예상보다 더 오래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록 그만큼 금리 인상도 지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도하게 오래 지속되는 긴축 정책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권시장에서 경기 침체 시그널로 읽히는 2년물과 10년물 미 국채수익률 역전폭은 -50bp대로 다시 마이너스폭을 키웠다.

이날 오후에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연준이 듣는다(Fed Listens)' 연설에 나섰다.

파월 의장은 "나는 통화정책 결정이 사람들의 일상에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듣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통화정책에 관해 이렇다 할 언급은 하지 않았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중앙은행 긴축 사이클과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시장 흐름을 살피고 있다.

삭소뱅크 이코노미스트들은 "시장은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더 오래 연장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연준의 양적긴축(QT) 가속화와 일본은행의 환시 개입 자금을 위한 국채 매도로 더 많은 국채 공급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가"라며 "미국 성장 전망이 실제로 생각했던 것보다 더 긍정적인가"라고 언급했다.

이들은 "원인이 무엇이든 미국 장기국채 수익률이 사이클 최고점으로 오르는 한 시장 전반에 걸쳐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날 "연준이 11월에 75bp, 12월에 50bp의 금리를 인상한 후 내년 2월, 3월에 25bp씩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본다"며 "기금금리 최종 목표치를 4.75~5.00%로 새롭게 예측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BofA는 "이런 집중적인 금리 인상으로 내년 실질 GDP는 1% 감소하고, 실업률은 5.6%로 상승할 것"이라며 "연준이 수요를 둔화시키기 위한 강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43.29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42.353엔보다 0.944엔(0.66%)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0.9691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0.98370달러보다 0.01458달러(1.48%)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8.88엔을 기록, 전장 140.07엔보다 1.19엔(0.85%)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11.254보다 1.57% 상승한 112.997을 기록했다. 주간 단위로는 3.05% 급등했다.

달러 인덱스가 한때 113.236을 찍으며 2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연준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거침없이 펼친 데 따른 파장이 이어지면서다. 시장은 연준이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75bp를 인상한 대목보다 점도표를 대폭 상향 조정한 데 바짝 얼어붙었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에 따르면 위원들은 올해 말 기준금리가 4.4%까지 오르고, 내년에는 4.6%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전 전망치는 올해 말 3.4%, 내년 말에는 3.8%였다
영국 파운드화는 한때 1.08390달러에 거래되는 등 37년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다. 잉글랜드 은행(BOE)가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는 데 그치는 등 연준보다는 완화적인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파운드화는 3.47% 폭락한 1.08669달러에 거래됐다.

'제2의 대처'를 표방하는 리즈 트러스 영국 신임 총리의 대규모 재정정책에 대한 실망감도 파운드화 약세를 부채질한 것으로 진단됐다
리즈 트러스 영국 신임 총리가 제시한기업·부유층 감세 중심 경제정책인 이른바 '트러소노믹스'가 전형적인 낙수 효과'(trickle-down) 경제 정책으로 평가되면서다. 동맹국인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낙수 효과 경제에 진절머리가 난다. 이는 결코 작동한 바 없다"며 "우리는 경제의 중하위 계층으로부터 경제를 세워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부양적인 영국 정부의 발표가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의 통화정책 방향과 상충한다는 점도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BOE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이날까지 7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수요 억제에 주력하고 있어서다.

영국의 대규모 재정정책에 대한 우려 등으로 영국 국채 2년물 수익률 전날 종가보다 40bp 폭등한 3.907%를 기록하며 2007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10년물 수익률도 32bp 상승한 3.827%를 찍으며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유로화도 한때 0.96640달러를 기록하는 등 20년 만에 최저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기침체가 경제지표 등을 통해 확인되고 있어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서비스업 업황은 1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악화했다. S&P글로벌은 이날 유로존의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9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업황의 확장과 위축을 가늠하는 50선과 시장 예상치인 49.2, 전월치인 49.8을 모두 하회했다. 같은 달 유로존의 제조업 PMI는 48.5로, 27개월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예상치인 48.7과 전월치인 49.6에도 못 미쳤다. 같은 달 유로존의 합성 PMI는 48.2로 20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예상치에는 부합했고, 전달의 48.9보다 부진했다.

엔화도 약세 흐름을 재개했다. 일본은행(BOJ) 등 외환당국의 강도 높은 시장개입 약발이 하루 만에 소멸하면서다. BOJ는 전날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24년 만에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섰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145엔을 위로 뚫은 뒤 개입 여파 등으로 가파르게 하락했다. 하지만 약발이 하루를 넘기지 못하면서 개입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한 BOJ가 엔화 약세의 진앙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BOJ는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기준 금리를 고수하는 데다 강도 높은 수익률통제정책(YCC)까지 실시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분석가인 바실레이오스 그키오나키스는 "우리는 영국이 경제 상황이 점점 어려워지는 소용돌이 속에서 적자 재정에 따른 자금을 조달하는 게 점점 어려워진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영국 정부가) 뭔가를 지불해야 한다면 그건 필연적으로 훨씬 더 낮은 (파운드) 환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런던의 싱크 탱크인 'IFS(Institute for Fiscal Studies)의 소장인 폴 존슨은 영국 정부의 부채 증가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영국 국채를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세기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감세로 대표되는 재정 정책에 시장도 겁에 질린 것 같다고 진단했다.

네덜란드 은행인 라보뱅크의 전략가인 제인 폴리는 시장이 영국 정부의 2.5% 성장 목표에 대해 회의적인 것처럼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BOE의 기준금리가 평상시보다는 더 오랫동안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분명한 함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학) 교과서는 단기 금리의 상승세는 통화를 지지해야 하지만 영국의 경우는 지난 봄 이후 항상 그런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4.75달러(5.69%) 하락한 배럴당 78.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근월물 가격은 지난 1월 10일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가는 이번 주에만 7.10% 하락했다. 주간 하락률은 지난 8월 5일로 끝난 주간 이후 가장 크다.

브렌트유 가격도 이날 5%가량 하락한 배럴당 85.98달러까지 밀려 1월 이후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달러화 가치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인 긴축 기조와 영국의 금융시장 불안에 오름세를 보이면서 유가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ICE 달러지수는 전날보다 1% 이상 오른 113.085에서 거래됐다.

달러지수가 113을 넘어선 것은 2002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달러 가치의 상승은 해외 원유 트레이더들의 원유 매입 비용을 높여 수요를 억제한다.

여기에 각국 중앙은행들의 공격적 긴축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이미 올해 경기침체를 예고했던 영국은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파운드화 가치가 달러 대비 폭락세를 보이면서 달러 강세가 강화됐다.

대표적인 안전 통화로 여겨진 파운드화는 이날 달러화에 대해 3% 이상 떨어지며 1985년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일각에서는 파운드화와 달러화의 가치가 같아지는 패러티(parity:등가)도 머지않았다고 전망했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보고서에서 "달러가 폭등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원유와 같은 달러로 표시되는 원자재 가격을 밀어 내린다"라며 "(여기에)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공포도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경제 혼란이 유가를 2년 만에 첫 분기 하락세로 내몰고 있다"라며 "시장은 공격적인 연준 정책에 따른 잠재적 침체 가능성에만 관심을 둘 뿐 현재는 올겨울 예상되는 공급 부족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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