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십수 년 차 베테랑 채권 애널리스트가 부동산 시장에 손을 댔다. 글로벌 자산 가격이 출렁일 때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지표-시장-정책의 삼각지대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책을 썼다. 출판 3개월이 채 지나기도 전에 다음 저서의 집필 권유까지 들어왔다.

신얼 SK증권 애널리스트(연구원)의 이야기다. 이제 담당 부문에 채권과 부동산을 모두 적어도 될 정도로 시장에서 유명세를 치른다. 스스로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무주택자 사이에 있는 세대라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 저서에서 본인의 재테크 방법까지 모두 공개해 진정성을 더했다.

그는 '월드컵 경기'처럼 전 국민의 관심이 높은 부동산에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을 필두로 하는 자산시장이 정책에 영향을 주는 점을 상기하면서, 삶에 필수적인 부동산을 균형 있게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사진)은 7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채권금리와 통화정책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부동산 시장은 매우 유의미한 자산 시장"이라며 "중앙은행의 입장에서 물가 이외에도 경제 성장, 고용 및 자산시장 흐름 등에 대한 판단의 중요성은 함께 고조됐는데, 국내에서는 가계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실물 자산이 부동산이기 때문에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통화정책 결정이 부동산 시장과 결부된 사례들을 열거했다. 가깝게는 지난 2017~2018년부터 2014년 전후, 2005년쯤까지, 얽혀있는 지표 속에서 낸 금리 전망이 부동산으로 바뀌는 경험을 직접 했다.

그는 "부동산시장에 대한 판단을 타 경제 펀더멘털 및 금융시장 환경보다 느슨하게 할 경우 통화정책 결정의 행간 사이를 읽기 어렵다고 판단하게 됐다"며 "부동산에 대한 판단의 적절성 여부에 따라서 채권 금리의 전망이 달라짐을 깨닫게 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부동산시장에 대한 분석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 연구원은 작년부터 채권과 부동산을 콜라보레이션(협업)한 세미나를 다녔다. 금리가 만인에게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주는 강력한 존재지만, 현실에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채권 연구에서 쌓은 치밀함은 현장에서 바로 긍정적인 반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개인들이 보는 부동산은 '불패' 아니면 '폭망'으로 치우쳤다. 삶의 필수적인 요소에 '집'을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이 신 연구원에게 강하게 박혔다. 지난 7월, 그가 '부동산의 속성'이라는 책을 출간하게 된 이유다.

사실 채권을 다루면서 인플레이션도 먼저 직감했던 신 연구원이다. 사례를 일반화하지 않고 데이터로 연결하는 것이 그의 차별화된 포인트다. 기관투자가 시장(채권)과 개인 위주의 시장(부동산)을 동시에 다루면서 상호영향력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신 연구원은 "금리와 부동산을 동시에 보고자 노력하면서 양자 간의 역학 관계에 대해 고민했기에, 시장을 전망하는 데 있어서 균형 잡힌 시각을 최대한 갖게 한 것 같다"고 전했다.

투자처로서 부동산에 대한 의견보다는 가치지향적인 동시에 거주 공간에 대한 새로운 필수재로서 부동산을 논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자산을 융합해 분석하는 그의 행보는 계속될 예정이다.

신 연구원은 "사회문화적인 동시에 경제적 행위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투자의 성공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면 삶의 질의 향상과 함께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채권시장 참가자로서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입장과 생각을 정리한 만큼 새로운 시각을 함께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jhlee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0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