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오류
(서울=연합뉴스) 카카오의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내비 등 계열사 다수 서비스가 15일 오후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의 영향으로 장애를 일으켜 많은 사용자가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은 카카오톡 오류 메시지. 2022.10.15 jieunlee@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지난 15일 오후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의 메신저 '카카오톡'과 핵심 서비스가 '먹통'이 되면서 대응 체계 부실에 대한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특히 카카오가 데이터센터의 재해복구시스템은 준비돼있으나 화재의 경우 '예상 밖'의 특수상황이었다는 해명을 하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지난 2014년 과천 삼성SDS 데이터센터, 2018년 KT아현지사에서 화재가 발생해 큰 불편함을 초래한 전례가 있기에, 화재로 인한 서버 먹통에 대비할 체계를 마련해뒀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데이터센터 화재가 특수 상황?…'KT 아현사태'의 교훈 잊은 카카오
양현서 카카오 부사장은 16일 오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점검 이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예상하는 리스크(위험) 대응 시나리오가 있었으나 화재는 예상할 수 없는 사고였다"고 말했다.

회사는 화재 사고 발생 후 즉각 데이터센터 이원화 조치를 취했으나, 이번 서비스 장애가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해명한 셈이다.

카카오 측은 서비스 재개 전 오류가 장기화하는 원인에 대해 "1개의 IDC 전체가 영향을 받다 보니 트래픽이 몰려, 이중화 서버로 데이터를 보내는 전환 작업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라고도 설명한 바 있다.

다만 IT업계에서는 이런 카카오의 설명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지진·화재·테러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 특정 데이터센터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도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데이터 서버를 분산해 실시간 백업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 데이터 이원화 시스템의 취지이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해명대로 데이터센터 한 곳 전체가 영향을 받는 것이 이례적인 상황이라 하더라도, 애초에 실시간 백업 체계가 부실했기에 이번 사태가 장기화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같은 데이터센터를 이용하고 있는 네이버,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은 일부 오류가 발생했으나 장시간 전체 시스템 오류를 겪지 않았다.

아울러 IT업계 전문가들은 지난 몇 년간 ICT 관련 시설의 화재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만큼, 화재 상황 이후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 중단 가능성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한 매뉴얼이 빠르게 작동됐어야 한다고 말한다.

카카오는 이날 브리핑에서 화재로 인해 전원 공급이 전면 중단되는 상황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고 인정한 바 있는데, 화재 발생 시 추가 사고의 위험을 막기 위해 전력 공급을 중단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기 때문이다.

◇카카오, 데이터 관련 투자 부족했나…자체 IDC 센터 필요성 높아져
일각에서는 같은 데이터센터를 사용하는 네이버의 오류 복구 과정이 비교적 순탄했던 점에 집중하며, 카카오의 비상 재해복구 대책이 경쟁사 대비 미흡했다고 분석했다.

네이버의 경우 화재로 인해 네이버페이, 파파고, 스마트스토어 등 일부 서비스에 오류가 발생했으나 서비스 전반이 중단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춘천시에 위치한 자체 데이터센터(IDC) '각'에 메인 서비스 서버를 두고 있으며, 일부 서비스 서버를 판교 데이터센터에 분산했다.

또한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 제2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의 서비스 시작도 앞두고 있는 등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데이터 관리 전반에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카카오의 메인 서버가 판교 센터에 집중됐던 것이 화재 피해를 키웠다는 진단인데, 카카오의 IDC는 내년 경기도 안산시에 준공될 예정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자체 IDC의 보유뿐 아니라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백업 시스템에 투자한 규모와 점검 프로세스의 작동 여부가 차이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의 서비스 장애와는 별개로 이용자의 데이터가 손실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양현서 카카오 부사장은 "카카오의 데이터는 분산 저장돼 있고, 시스템 역시 이원화됐기에 데이터의 손실 가능성은 0%"라고 설명했다.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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