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
[네이버, 카카오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지난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애플·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대표 빅테크 기업이 연달아 핵심 사업 부문에서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면서 지난 한 주간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500조원 가량이 줄어들었다.

세계적인 소비 둔화와 기업 투자 감소가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는데, 광고·이커머스 분야를 핵심 '캐시카우'로 보유한 네이버·카카오도 이러한 성장 둔화 흐름을 비켜 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네이버는 포쉬마크 인수를 위한 인수 제반 비용, 카카오는 서비스 먹통 사태로 인한 보상 비용과 교환사채(EB) 보유자의 풋옵션 행사 대금이 필요해 향후 실적에도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31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18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네이버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49% 줄어든 3천201억원에 그쳤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3% 늘어난 2조782억원으로 전망됐다.

결국 30% 안팎의 증가율을 보여줬던 외형 성장이 일정부분 둔화한데다 핵심 분야의 육성을 위해 진행된 인수·합병(M&A)으로 인건비·운영비 등 영업비용이 늘어난 점이 실적 둔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의 영업이익이 역성장한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5분기만이다.

네이버는 서치플랫폼(검색·광고),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등 핵심 사업부문의 매출에서는 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경기 민감 업종으로 꼽히는 광고 부문에서도 국내 검색 포털 1위 사업자인 네이버는 검색 광고(SA) 부문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검색광고(SA)는 경기 침체에도 광고주들이 예산을 가장 늦게 줄이는 영역"이라며 "목적성을 가진 키워드를 포함해 검색하기 때문에 구매 및 클릭 전환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네이버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노출되는 분야를 늘려왔는데, 자동차·패션뷰티·레시피 등 이용자의 관심도가 높은 분야를 따로 배치해 광고 효율성이 높은 인벤토리를 확장했다.

다만 업황 둔화로 디스플레이광고(DA) 부문의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며, 이북재팬·포쉬마크 등 자회사 연결 편입에 따른 인력 증가로 인건비 및 운영비의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포쉬마크 상반기 적자는 500억원을 상회했는데, 연율화 시 내년 네이버의 연결 영업이익 10%에 해당한다"며 "신사업 투자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단기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광고·커머스 부문의 매출 성장이 전체적인 수익 확장을 이끌어온 카카오 역시 주요 사업 부문의 성장률 둔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1개월간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19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카카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51% 성장한 1천741억원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를 제외하곤 40% 안팎의 고성장세를 이어온 것과 달리,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아울러 올해 3분기 실적은 지난해 카카오게임즈의 활약으로 급증했던 매출액이 하향 안정화된 점에도 영향을 받았다.

카카오는 지난 9월부터 프로필 탭에 노출 중인 비즈보드 광고지면 확대로 향후 경기 둔화에 따른 광고 매출 비수기를 이겨낼 전망인데, 이에 따른 실적은 올해 4분기에 모두 반영될 예정이다.

성종화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30일 카카오톡 친구 탭의 비즈보드 광고가 시작됐는데, 모든 광고 인벤토리가 완판됐다는 가정하에 한달 간 80억~90억원 수준의 매출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며 "오픈채팅방 비즈보드 광고는 내년 상반기 경 별도 앱으로 본서비스가 시작돼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카카오가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로 전례 없는 서비스 장애 사태를 겪으면서, 이에 대한 보상 지급과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점은 실적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오는 1일까지 서비스 이용 장애로 불편을 겪은 피해사례를 접수하고, 보상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보상 방식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지난 24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현금 지급의 방식을 포함해 무료 이용자에 대한 보상도 검토하겠다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카카오는 지난 28일 3억달러(발행 당시 3천4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대부분 조기상환 했다고 밝히면서, 3천800억원 가량의 현금이 소진됐을 것으로 파악된다.

EB를 보유한 채권자들이 카카오의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예상해 풋옵션을 행사했기 때문인데, 카카오는 당시 발행한 EB 중 2억6천830만달러를 상환했다.

gepark@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4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