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위믹스 사태, 테라·루나와는 근본적으로 달라"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가상화폐 '위믹스'가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되기 전, 단타로 거래량이 큰 폭 늘어나 거래소가 거둬들인 수수료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거래소 측은 위믹스 가격 하락과 관련해 테라·루나 사태와는 성격이 달라 수익 사용처 논의는 없다는 입장이다.

◇상폐 전 거래량 쏠린 위믹스…하루 '1조' 거래되기도
12일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7일 하루 동안 거래됐던 위믹스의 총거래량은 1조585억 원으로 집계됐다.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지난 10월 27일부터 상장폐지 전까지 위믹스의 평균 일일 거래량은 2천178억 원에 달했다.

지난 10월 말부터 7일까지의 위믹스 전체 거래량 추이
출처: 코인마켓캡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위믹스의 전체 평균 일일 거래량이 488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거래가 급격히 몰린 셈이다.

10월 말 2천500원대에서 거래되던 위믹스가 유의 종목 지정 뒤 가격이 하락하자,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거래량도 크게 늘어난 셈이다.

위믹스를 상장했던 4대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거래 수수료는 메이커(지정가 주문) 혹은 테이커(시장가 주문) 거래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0.04~0.25%로 부과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거래를 차지하는 원화마켓에서의 기준이다.

거래량이 가장 많은 업비트의 경우, 원화마켓 기준 메이커와 테이커 주문에 0.05%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이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해당 기간 내 위믹스 전체 수수료 수익은 수십억 원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전체 거래량에 대한' 수익이지만, 위믹스가 국내에서 주로 거래되는 코인이라는 점 그리고 테이커 수수료가 평균적으로 더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제 국내 거래소 수익은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거래소 "수익 사용 논의 없어…테라·루나와 달라"
테라·루나 사태와는 달리 대부분의 거래소들은 이번 수익 사용처를 논의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테라·루나 사태 당시 국내 거래소가 비판받았던 부분 중 하나는 '공동 대응 부재'였다. 각 거래소 내 기준대로 거래지원 종료 결정이 내려진 탓에, 각기 다른 시점에 해당 코인들이 상장 폐지돼 투자자 입장에선 혼란의 여지가 있었다. 실제 업비트 거래지원 종료일은 지난 5월 20일이었던 반면, 코빗은 6월 3일로 2주 정도 차이가 난 바 있다.

이에 각 거래소는 해당 수익을 백서 제작, 투자자 법률 상담 지원,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강화 등에 사용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번에는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DAXA) 차원에서 투자 유의 종목과 거래지원 종료 등이 결정됐고, 투자 유의 종목 역시 연장해 예측 가능성을 최대한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전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의 경우, 특정 종목이 상장폐지가 된다고 해서 한국거래소나 증권사가 투자 손실을 보상해주지 않는 것 같은 의미"라면서 "지난 5월 루나 사태는 당시 입출금 지원 기간 등 각 거래소의 조치가 상이해 투자자 혼선이 발생했고, 이에 따른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애초 테라·루나 사태와는 결이 다르다는 의견도 나왔다.

알고리즘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인 테라는 루나와 교환하게끔 유도해 수급을 맞춰 가치를 유지해왔다. 금리 인상 등 매크로 환경 변화와 투자 심리 위축 등이 맞물리면서 급격한 가치 하락으로 투자자들은 손실을 면치 못했다.

이와 달리 이번 위믹스 사태는 거래소가 유통량 공시 문제를 지적해 발생한 사안이기에 애초 달리 봐야 할 사건이라는 해석이다.

다른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테라 사태는) 페깅이 무너지면서 급격하게 나타난 사태라면 위믹스는 상장 폐지 결정으로 가격이 하락한 케이스"라며 "위믹스는 충분히 투자자들이 인지한 상황에서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에 결이 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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