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건설 시위로 파크원 입주사들 출근길 몸살

(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 앞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시위의 원인은 1조 원대 펀드 사기 사건으로 불린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펀드의 투자원금 관련 분쟁에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성지건설 관계자들은 옵티머스 펀드의 선량한 피해자라며 리커버리 자산운용과 판매사 등에 투자원금 110억을 돌려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성지건설은 K증권과 D증권을 통해 펀드 가입을 진행했지만, 펀드 판매와는 관계없는 NH투자증권에 투자 원금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위장소도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시작해 지난 9일부터는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도 집회를 진행 중이고 정영채 사장과 박기호 리커버리 자산운용사 대표 자택 앞에서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성지건설은 옵티머스펀드 판매사인 K증권과 D증권과 민사소송을 진행 중으로 옵티머스펀드 자산 회수를 위해 설립된 가교 운용사인 리커버리 자산운용에 펀드 환매 대금 청구권을 근거로 지급명령을 신청한 한 뒤 NH투자증권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성지건설의 시위에 대해 NH투자증권은 투자금 회수를 위한 '떼쓰기 전략'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지급명령 건은 리커버리자산 운용 측 이의를 제기하면서 재판 절차에 회부된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성지건설이 NH투자증권에서 펀드 가입을 한 것이 아닌데 NH투자증권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는 게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성지건설은 지난 1969년 설립된 우리나라 1세대 건설사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을 시공하기도 했다.

1995년 코스피에 상장됐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자금난에 빠져 회생절차를 거치고 여러 번 최대 주주가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후 옵티머스 펀드 사건에도 깊이 관여하며 법원에서도 유죄가 인정됐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성지건설 제1차 전환사채 대금 중 128억3천300만원이 현금으로 성지건설에 납입되는 과정에서 이미 사실상 자금이 순환되는 구조로 진행됐다"고 판시했다.

즉 옵티머스펀드의 투자원금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MGB파트너스로 들어가 성지건설로 자금 조달, 이 자금이 다시 K증권과 D증권에 특정돼 펀드 투자금으로 재활용된 것으로 본 것이다.

당시 이용승 성지건설 전 대표이사는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벌금 3억원의 형을 받았다.

성지건설은 구속된 전임 이 사장 개인의 일탈이라며, 증권사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리커버리자산운용 측은 대법원판결에 따라 성지건설이 투자한 자금 110억원은 옵티머스펀드 투자자의 투자금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리커버리자산운용과 판매사가 펀드 자금 환급 시 배임 이슈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리버커리운용 관계자는 "지급명령은 기본적인 요건만 갖추면 법원에서 청구권을 인용해 주는 것으로, 당사는 지급명령 송달 직후 이의신청을 해 이미 법적 효력은 없어지고 앞으로 본안 소송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정식으로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굳이 이렇게 간이 형태의 절차를 활용한 이유가 의문"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리커버리자산운용의 주주이지만 자신들이 펀드 대금 환급과는 무관하다며, 이에 대한 법적 권한은 리커버리자산운용에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본 건은 판매사 또는 리커버리자산운용을 대상으로 본안 소송을 통해 결정이 날 사안인데, 왜 아무 관련 없는 당사 사옥 앞에 와서 시위하는지 모르겠다"며 "성지건설은 형사소송에서 옵티머스자산운용과 불법적인 공모 혐의 판결을 받은 만큼 법적 테두리 내에서 모든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 주장했다.

이어 "그와 별도로 회사에 대한 명예훼손, 임직원들에 대한 업무 방해, 파크원 입주사들의 물질적·정신적 피해 등에 대해서는 현재 증거자료 수집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민사, 형사상 대응을 진행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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