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박준형 기자 = 'A'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엇갈리고 있다.

회사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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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한 상황에서 그룹신인도, 재무 상황 등 기업의 종합적 펀더멘탈에 따라 'A'급 공모채 수요예측의 희비가 교차할 것이라고 봤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회사채 발행시장을 찾은 비우량 기업은 효성화학(A), 신세계푸드(A+), 하나에프앤아이(A), JTBC(BBB) 등이다.

이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A'급 회사채가 수요를 확보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저조했다.

그러나 최근 'AA'급 회사채 금리가 급격하게 빠지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A'급 회사채에도 뻗치고 있다.

연초 144.5bp였던 'AA-' 회사채 3년물 금리와 동일 만기 국고채 간의 스프레드는 지난 18일 111.0bp로 34.5bp가량 급속도로 축소됐다.

'AA'급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인 IB 업계 관계자는 "연초 이후 3주 만에 스프레드가 급격히 빠지면서 'AA'급 회사채의 가격 메리트가 매일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이 AA급에 대한 강도 높은 베팅을 계속 이어갈지 장담할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일 'AA-'(안정적) 등급의 SK가스와 함께 공모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신세계푸드(A+), 하나에프앤아이(A)는 시장의 우려를 이겨내고 '오버 부킹'에 성공했다.

신세계푸드는 1.5년 단일물로 트렌치를 정했는데, 모집 예정 금액 500억원의 4배에 가까운 1천950억원의 투자 주문을 받았다.

개별 민평금리에 -30bp~+70bp를 가산한 넉넉한 금리밴드를 내걸었으나, 모집금액 기준 -10bp에서 물량을 모두 채웠다.

하나에프앤아이 또한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거둬 모든 트렌치에서 두 자릿수 언더 발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1년물은 200억원 모집에 1천790억원, 1.5년물은 300억원 모집에 2천380억원, 2년물은 300억원 모집에 2천50억원의 매수 주문이 각각 들어왔다.

하나에프앤아이 역시 당초 투자심리를 끌어내기 위해 개별 민평금리에 -30bp~+100bp를 가산한 금리 밴드를 제시했으나, 1년물 -32bp, 1.5년물 -35bp, 2년물 -36bp에서 모집 기준 물량을 모두 채웠다.

최종적인 발행 규모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흥행 결과를 바탕으로 1천600억원까지의 증액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든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된 것은 아니다.

향후 업황 하락과 차입 부담 가중으로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효성화학과 JTBC는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지난 18일 3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JTBC는 140억원 규모의 주문만 받았다.

효성화학 역시 산업은행의 총액 인수분인 700억원을 제외한 500억원에 대한 투자 수요를 확인하지 못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량등급과 비우량등급 간 차별화뿐 아니라 종목별 차별화도 심화하는 모습"이라며 "레고랜드 상처가 아물지 않았으며, 경기침체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에 'A'급 내에서도 우량 그룹에 속한 계열사들에 수요가 쏠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BBB'급 회사채에 대해선 우려스러운 전망을 했다.

김 연구원은 "'BBB'급 회사채의 경우 지난 2021년 기업공개(IPO) 시장 호황에 따라 하이일드 펀드가 수요를 받쳐주면서 양호했지만, 올해 상황이 여의치 않다"라며 "올해까지 'BBB'급 회사채 투심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부터 올해 3월 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A'급 공모 회사채는 총 2조8천199억원이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A-), 여천NCC(A+), 현대중공업(A-), CJ프레시웨이(A) 등이 회사채 상환에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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