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견 매도 제시…"7개 계열사 주가, 85% 하방 위험 있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기업들의 주가조작과 회계 부정 등을 폭로하는 헤지펀드 힌덴버그 리서치(이하 힌덴버그)가 인도 재벌 '아다니그룹'의 주가조작 정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아울러 힌데버그는 아다니그룹에 대해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하며, 7개의 상장 계열사 주가가 85% 하락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힌덴버그는 24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에 '세계 3위 부자가 어떻게 기업 역사상 최대규모 사기를 벌였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게시했다.

이번 보고서는 힌덴버그가 2년간에 걸쳐 아다니그룹의 전직 임원들과의 인터뷰와 수천 건의 자료조사, 현장실사 등을 통해 조사한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아다니그룹의 주가조작 의혹과 페이퍼컴퍼니 설립현황, 창업자 가족의 족벌경영 등을 상세하게 담고 있다.

아다니그룹의 창업자 가우탐 아다니 회장의 순자산은 약 1천200억 달러(약 148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지난 3년간 인도증시에 상장된 7개 계열사를 통해 약 1천억 달러의 자산이 늘어났다. 이 기간 7개 계열사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819%였다.

힌덴버그는 아다니그룹의 계열사들이 기업 가치가 과대평가되면서 부채를 크게 늘렸고, 상장된 7개 계열사의 현재 자산과 부채 비율이 1 이하라고 지적했다. 이는 단기 유동성 압력이 큰 상황임을 의미한다.

힌덴버그는 아다니그룹이 역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허위 거래를 만들어 아다니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방대한 자료 조사를 통해 가우탐 아다니 회장의 형인 비노드 아다니가 측근들을 통해 역외 페이퍼 컴퍼니들을 관리했으며, 모리셔스에 38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지적했다. 그밖에 키프로스와 아랍에미리트, 싱가포르, 일부 카리브해 섬에도 페이퍼컴퍼니를 세웠음을 확인했다.

비노드 아다니가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는 고용된 직원들이나 영업활동이 전혀 없었고, 독립적인 주소나 전화번호, 온라인 홈페이지조차 없었다. 그럼에도 인도 아다니그룹의 상장 계열사들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불법적 자금 거래를 숨기기 위해 이 중 13개의 페이퍼컴퍼니가 같은 날 온라인 홈페이지를 개설했으며, 홈페이지에는 주식 사진만 게시해놓기도 했다고 힌덴버그는 설명했다.

이런 페이퍼 컴퍼니들은 주식 파킹과 주가 조작, 자금 세탁 등의 역할을 해왔다고 힌덴버그는 폭로했다.

아울러 아다니그룹의 일반 주주들의 신분이 불확실하다고도 폭로했다. 인도 증권 감독당국은 조작과 내부거래를 줄이기 위해 상장 기업은 25% 이상의 유동주식을 발기인이 아닌 자가 보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힌덴버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아다니그룹의 일반 주주 중 상당수는 모리셔스 등의 역외 기업이거나 이사회 멤버들의 이름을 익명으로 유지한 기업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도 증권당국의 규정을 적용하면 아다니그룹 계열사 중 4개는 상장 폐지 위험이 크다.

아울러 아다니그룹의 22개의 주요 보직 중에 8명은 아다니그룹 가족들이 차지하고 있어 일종의 족벌경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아다니그룹은 인도 정부로부터 자금 세탁과 탈세, 부패 등으로 170억 달러를 횡령한 혐의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아다니그룹 가족들은 모리셔스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조세 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위조된 무역 서류 등을 통해 상장 계열사들로부터 돈을 빼돌렸다는 혐의를 받았다.

힌덴버그는 이번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아다니그룹에 대해 '매도' 투자의견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힌덴버그는 지난 2017년 제2의 테슬라로 불렸던 수소 전기차업체 니콜라를 저격하는 보고서를 냈던 헤지펀드로, 해당 보고서 발표 후 공매도를 통해 큰 수익을 올렸다.

이들은 헤지펀드이면서 공익을 내세우며 회계 부정과 경영진의 악행 등을 폭로하는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한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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