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이 급락했다.

10년물 미 국채수익률 틱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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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월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월가 예상을 뛰어넘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채권시장에서 국채 매도세가 나타났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스탠스와 달리 금리인상 사이클 조기 종료를 기대했던 시장은 견조한 고용 지표에 신중한 양상으로 돌아섰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3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거래일 3시 기준보다 13.60bp 오른 3.536%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 3시보다 20.70bp 급등한 4.290%였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 3시보다 7.40bp 상승한 3.630%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거래일 -68.3bp에서 -75.4bp로 마이너스폭이 약간 커졌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시장 참가자들은 1월 미국 비농업 고용보고서에 충격을 받았다.

고용지표 확인 직후 10년물 수익률은 3.38%대에서 3.54%대까지 급등했고, 30년물 수익률은 3.54%대에서 3.66%대까지 고점을 높였다.

2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4.11%대에서 4.30%대까지 튀어 올랐다.

1월 미국 비농업 고용은 51만7천명 급증해 월가 예상을 뒤엎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8만7천 명 증가의 두 배도 넘는 수준이다.

실업률도 3.4%로 53년 만에 최저 수준을 다시 경신했다.

예상을 뛰어넘은 고용시장의 견조함에 시장 참가자들은 채권을 매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결과 금리인상이 앞으로 2회 남짓에 그칠 것으로 보면서 안도감을 보였던 시장 참가자들은 견조한 고용시장을 확인하면서 의구심에 휩싸였다.

연준의 긴축 카드가 그리 쉽게 끝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금상승률도 탄탄했다.

1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3% 올랐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4.43% 올랐다.

직전월에 비해 임금 상승률은 약간 내렸지만 전체적으로 임금 상승세는 여전히 견조했다.

임금 상승세는 그동안 완화되는 조짐을 보였던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고용시장이 계속 활황을 보이고, 임금이 오르는 것은 연준이 우려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아울러 예상보다 좋은 고용지표는 미국 경제 성장세가 꺾이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한다.

그동안 경기 침체 가능성을 예고했던 목소리는 고용보고서를 확인한 후 한 풀 꺾였다.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 대한 기대에 힘이 실렸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1월 고용지표 수치에 대해 '와우(Wow)라고 할 정도였지만 추세는 놀랍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더 많은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도 "지금은 긍정적 신호가 보이지만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은 더 많은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금리 결정은 인플레이션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봤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강력한 1월 미국 고용보고서는 미국 경제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99.6%로 반영해 거의 확실시했다.

5월에도 2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60.6%로 반영했다.

다만, 주간으로 보면 미 국채수익률 상승폭은 제한적이다.

10년물 수익률은 지난주 금요일 오후 3시와 비교할 때 한 주 만에 1.40bp 올랐다. 2년물 수익률은 지난주보다 7.90bp 올랐다. 이와 달리 30년물 수익률은 지난주 금요일 오후 3시보다 0.40bp 내렸다.

채권시장 전문가들도 월가 예상을 뛰어넘은 고용지표에 주목했다.

UBS웰스 매니지먼트의 브래드 번스타인 전략가는 "이날 고용보고서는 특히 인플레이션에서 고착된 요인으로 남아있는 임금 상승과 관련이 있어 중앙은행의 다음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소비자물가지수의 많은 요소들이 이미 지나가서 연준은 노동, 임금 지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안 린젠 BMO캐피털마켓츠 전략가는 "10년물 수익률이 다시 3.50%대로 오른 반면, 30년물 수익률은 5년물 수익률보다 낮아졌다"며 "이번에 저점 매수가 확대될지, 아니면 매도세가 다음주 입찰까지 이어질지 보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나 뮤추얼 그룹의 스티브 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 우려와 기술 기업의 지속적인 해고 속에서 강한 고용 보고서를 보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추가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이슈와 같이 고용시장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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