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금융업계 "오너리스크 영향 커…시장영향 없을 것"
정부 "사업보다는 유동성 문제…필요 시 적기 조치"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노현우 기자 = 대우조선해양건설에 대한 법원의 회생절차가 6일 개시됐다. 법원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대조양건설의 모든 자산에 대한 이용이 금지된다. 이미 대조양건설의 채권자에는 463곳이 이름을 올려 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이 주시됐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대조양건설의 법원 회생절차 돌입은 작년 12월 노동조합이 법원에 회생신청을 제출한 시점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문제는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내의 건설사가 법원 회생절차에 착수했다는 사실이다.

국토교통부가 작년 7월 발표한 2022 시공능력평가액 순위에 따르면 대조양건설은 3천514억 원으로 83위에 해당했다. 따라서 대조양건설보다 순위가 낮은 건설사들은 안전선 바깥에 있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작년 10월 강원도발 프로젝트 파이낸스(PF)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 사태로 한차례 유동성 위험을 극복했던 건설업계에는 사업성 위험이 불거지는 악재가 될 수 있다.

한 증권사의 채권운용역은 "아침에 좀 걱정했었는데, 큰 영향은 없는 분위기다. 채권시장의 훈풍이 PF까지 불려나 했었는데 그런 기대가 무산됐다"며 아쉬워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대조양건설의 법원 회생절차 개시가 관련 부동산신탁사 등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건설사의 시공위험 확대가 부동산 신탁사로 옮겨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한기평은 지난달 30일 낸 보고서에서 "건설업 전반에 걸쳐 부실 위험이 상승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건설사의 위험이 부동산 신탁사로 전염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면서 자기자본 대비 수주잔고가 큰 책임준공형 관리형 개발신탁이 부동산 신탁사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뜩이나 주택가격 하락으로 싸늘한 아파트 분양시장에 미칠 영향도 걱정거리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 분양사업장 4곳의 1순위 청약미달률은 38%~98%에 달했다. 작년 말 서울 분양 기대주로 꼽혔던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은 계약률을 비공개로 돌렸다.

내 집 마련에 나서야 하는 사람들로서는 분양가격의 적정성에 더해 건설사의 건전성 여부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대조양건설의 도급순위가 80위권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은 다소 충격이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기존에 부도났던 회사들이 200위 권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름있는 건설사가 부도가 났으니 큰일 났다고도 여길 수 있다"면서도 "아직 30위 이내에서 부도가 나온 것은 아닌 만큼 충격은 제한적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건설금융업계에서는 대조양건설 고유의 문제가 법원 회생을 부른 것인 만큼 건설업 전반으로까지 위기가 확산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조양건설은 이런 저런 사업에 관여하면서 작년 7월부터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고 오너의 독특한 경영행태도 여러 구설수에 올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조양건설은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와 지난해 총상금 7억 원 규모의 엘크루 프로 셀러브리티 대회를 열기로 했었다. 하지만 대회는 열리지 않았고 투어측은 주최사 사정으로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도 법원의 채권자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정부는 대조양건설 법원 회생절차 개시에 대해 주시하던 사안이라면서 진행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미 관계부처와 면밀히 모니터링해 왔던 사안"이라면서 "건설사업 자체보다는 계열사 지원 과정에서 유동성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회생절차 진행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관계부처와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취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pna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6시 4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