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박준형 기자 = 이커머스 플랫폼 중 유일한 기업공개(IPO) 주자로 남은 오아시스가 이번 주 공모가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오아시스마켓 본사
[출처 : 연합뉴스 자료 사진]

'유니콘'으로 증시 데뷔를 꿈꿨던 기업들이 IPO를 철회하거나 예상 기업가치를 지키지 못한 상황에서 오아시스가 수요예측에 흥행할 경우 침체된 IPO 시장에 훈풍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이날부터 오는 8일까지 양일간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지난 25일부터 약 2주간 로드쇼를 진행하며 기관투자자의 투자 심리를 잡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공모 규모가 1천500억원인 중대형급 딜인 만큼,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해외 기관투자자들과의 미팅을 진행하며 회사를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시간을 쏟았다.

오아시스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기업설명회(IR)의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이커머스 업계가 '규모의 경제'를 이유로 적자 경영을 이어온 데 반해, 오아시스는 외형 성장과 더불어 수익을 내는 유일한 '이커머스 흑자 기업'이라는 점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긍정적인 요인이다.

오아시스는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한 온라인 식료품 및 새벽배송 시장의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사업 초기부터 운영한 오프라인 생협 매장에 온라인 플랫폼 성장세가 더해지면서 높은 수익성이 경쟁력이 됐다.

오아시스의 온라인 채널 재구매율은 지난 3년간 평균 95%를 넘어서며, '옴니 채널' 전략으로 재고자산 폐기율 역시 0.18% 수준으로 매우 낮다.

여기에 픽킹(집품)부터 팩킹(포장)까지 최적의 동선을 짜주는 스마트 물류 시스템 '오아시스 루트'을 활용해 적은 비용으로도 물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

대기업과의 협업도 눈여겨볼 만하다. 오아시스는 이커머스에 진출하려는 대기업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랜드리테일, KT알파, 기가지니, 케이뱅크 등의 회원을 신규 회원으로 유인해 마케팅 비용을 절감했다.

지난 2020년 56만명에 그치던 회원 수는 올해 1월 기준 약 130만명으로 2배 넘게 증가했으며, 이를 통해 작년 3분기 말 기준 155억원가량의 에비타(EBITDA, 상각전 영업이익)를 거둬 연간 기준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타 이커머스 플랫폼 업체가 막대한 자금을 외부에서 수혈받아 성장하는 것과 달리 오아시스는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통해 마케팅비 및 투자를 집행할 수 있을 정도로 재무 건전성이 탄탄하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이 오아시스를 보여줄 핵심 키워드"라고 설명했다.

오아시스는 탄탄한 재무 구조와 수익 성장세를 강조하기 위해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EV/Sales)을 사용해 공모가를 산출했다.

매출액과 주가 추이만을 반영하는 주가매출액추이(PSR)가 아닌 EV/Sales를 밸류에이션 기법으로 사용하면서 순현금 상태인 재무 상태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아시스는 쿠팡을 비롯해 아르헨티나의 메르카도리브레, 싱가포르의 씨, 미국의 엣시 등 4개사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제시된 기업 중 쿠팡의 멀티플을 가장 유심히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이커머스 상장 사례가 쿠팡을 제외하곤 전무한데다, 상장을 철회한 컬리의 장외 거래가 추이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교기업 중 쿠팡을 제외한 오픈마켓 이커머스 기업들은 매출 구조상 수수료의 비중이 높다.

메르카도리브레, 씨 등 해외 이커머스 기업의 경우 핀테크와 게임 퍼블리싱의 매출 비중도 40% 이상을 차지해, 매출 발생 구조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엣시의 경우 핸드메이드 전문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주 취급 물품이 수공예품 등 빈티지 상품인 점에서 오아시스와 사업 구조 및 기업가치를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편, 오아시스의 희망 공모가는 3만500~3만9천500원이며, 희망공모가 기준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9천679억~1조2천53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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